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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싱그럽습니다.
베낭하나 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음대로 되나요.
오늘도 전 일을 나가야하고
엄마로 살아야하고 여자로 살아야하고
주어진 길을 말없이 걸어야 합니다.
쉬임없이 길을 걷다 보면
지겹고 지루하고 그만하고 싶을때가 더러더러 있습니다.
그럴때면 하루종일 집밖을 나서지 않고
이런 음악 틀어 놓고 차 한 잔 마시며
창넓은 베란다 창을 내려다보며
지난날을 읽어보고 앞날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컴을 키고 시를 읽고 산문을 읽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모든 슬픔이 한결 가벼워 지더랍니다.
오늘은 햇볕이 따사롭습니다.
뜰안에 하늘색 꽃마리가 허리가 휘어지도록 피었을겁니다.
이따가 밖에 나가면 또 뜰안을 가만히 들여다 볼겁니다.
전 친구나 친척이 오면 반드시 뜰이 있는 이곳으로 끌고 옵니다.
그리고 보여 줍니다.
처음엔 왜 그러나하고 저에게 끌려 오지만 들꽃이 휘청이도록 핀 걸 보면
다들 기뻐하고 행복해 합니다.
작은 것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큰 것입니다.
작은 것에서의 큰 행복.
그리고 살아 있음으로 이런 걸 볼 수 있는 감사함.
아침에 깨어 부엌창을 통해 바라보는 마을이 평온합니다.
수돗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합니다.
오늘 아침은 김밥을 싸느라고 바빴습니다.
작은 아이가 현장학습 가는 날. 요기 가까운 정발산으로 간답니다.
아이는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떱니다. 저도 같이 부지런해지고 바빴습니다.
아이들 보내 놓고 창가에 앉아 글을 보며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래도....난 행복하구나....
오늘도 내게 주어진 길을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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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밤입니다.
7시쯤 집에 도착해 저녁을 하고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샤워를 하고 통화할 사람과 통화를 하고
다시 이곳에 들어옵니다.
그 시간이 빠르면 9시고 늦으면 10시쯤 됩니다.
하루내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할 일이 있었거든요.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좋게 좋게 생각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길이 있으니까 그 길을 방해하지 말아야지요.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제일 좋은 계절입니다.
좋은 날 좋은 생각만 가져도 모자른데....
아무리 험한 길일지라도 제 길이라면 걸어야합니다.
겁낸다고 가기 싫다고 슬프다고 멈춰버린다면 무슨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걸어야합니다. 내 주어진 일들을 받아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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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보낸 다음날 입니다.
작은 아이는 현장학습 갔다와서 피곤한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큰 아이는 학교에서 자율학습 끝내고 학원에서 아직 못 돌아오고 있습니다.
다 들 바쁘게 삽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저는 저대로 주어진 일과 환경에 충실하며 삽니다.
결코 행복하다 할 수 없는 우리집 생활입니다.
작은 아인 학원 다니던 걸 다 끊었습니다.
큰 아이는 고등학교 들어가고 처음 볼 시험이라 중간고사 끝날때까지만 다니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은 학원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미술을 하고 싶다고 그러는 큰아이 뒷바라지 할 자신이 없어 공부나 하라고 하고 있는중이고..
울더군요. 미술을 접으라하니 울기만 하더군요.
다 자신에게 주어진 만큼의 복이 있습니다.
그걸 터득하는데 사십년이 걸렸습니다.
제 복은 여기까지지만 아이들이 많이 걸립니다.
아이들은 받아 들이기가 저보단 어려우니까요. 그러나 받아들여야지 어쩌겠어요.
이런 새벽이 좋습니다.
글도 보고 시도 일고 또 제 글을 주절주절 쓰는 이시간 좋습니다.
잘 준비를 해야지요. 내일은 등산을 갈려합니다.
산에 가면 들뜬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두번째 가는 산행이지만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내일은 시간을 내서 산을 한번보고 와야지요.
내가 그리 좋아하는 야행화도 보고
맑은 물에 손도 담가보고 나무 다리도 한번 안아보고
세상것을 잠시 버리고 잊고 올겁니다.
내게 주어진 길이 고단하고 슬프지만 그래도 내 길인걸요.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