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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라도 듣고 싶은데..


BY 소낙비 2001-03-11

3월 3일에 국방의 의무를마치기 위해
군대를 갔다,우리 아들이...
대학 다니면서 ROTC라 방학때마다
훈련을 받았는데 뭔 훈련을 또 4개월이나 받는지...
남들얘기로는 장교로 군대가기때문에 수월하다지만
그래도,군대가서 훈련받는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주말이라 전화 한통이라도 올려나하고 기다렸는데
감감무소식이다.장교라서 전화정도야
수월하게할수 있겠거니 했는데,맨 똑같네.
대학 원서를 쓸때 지 아빠는 사관학교를
지원하라했고 아들은 지가 갈곳은 정해졌다며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대학으로 갔다.그때 지아빠가
조건을 붙였다. 3학년부터 ROTC를 해야된다고..

혼자 자취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학군단 옷 다리고
구두딱고,밥해먹고...대견했었다.한번은 아들자취방에 다니려 간김에
안쓰러워 와이셔츠를 대신 다려서 주었는데
그날 집에 오더니 울상이었다.
내가 와이셔츠주름을 겹줄이 나도록 다리는 바람에
감점을 먹었다나? 참내,군인인지 학생인지 분간이 안되었다.

4학년이 되어서는 깍듯이 나한테 존대말을 해서
(그전에는 반말비슷하게..)
철이 들었나 했었는데 여자친구가 생기더니 갑자기 어른스러워졌다.
작년 내 생일때는 꽃 좋아하는
엄마에게 선물과 꽃바구니를 보내 왔었다.지 생각인지
여자친구가 시킨건지 알수 없지만...

졸업식에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나타난 아들 여자친구는
내눈에 뭐가 씌였는지 아니면 혹시나 우리 식구가
될지도 모른다 싶었는지 그많은 여학생들중에 제일 예쁘게
보였다..ㅎㅎㅎ
임관식에도 참석한 그아이는 똑같은 장교복을 입은
많은 넘의 아들속에서 우리 아들을 잘도 찾아냈었다.
아무리 봐도 누가누군지 내눈에는 다 똑같애 보였는데..

군대 가는날 기차역에 나가겠다는 나를 한사코 나오지
말라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지 여자친구하고만
'바이바이'를 한 모양이었다.
못된넘! 아들넘은 다 소용없다 했던가?

그래도.., 훈련 받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해져온다.잘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