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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의 악몽이 생각이 나서 -


BY 박 라일락 200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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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부터
싸락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새벽 일터에 나갈려고 길을 나서는데...
정말 정신없이 함박눈이 펄펄 내리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자동차 불빛에 비추어지는 그 눈발은
꼭 수많은 별빛가루가
하늘에서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한지..
한세상
험한 풍파를 다 겪은 이 중년의 여인에게도
아직도
성탄절 새벽 눈 내림을 보고
설경의 아름다움이 마음에 느낌이 오니..
아직은 인생을 좀 더 살아도 되나 봅니다.
후후후...

그러나
그 황홀하고 즐거운 마음은 잠시..
일하러 나가는 차는 4륜 구동 시동을 걸아야 했고 .
길은 너무나 미끄러워서 당황스럽고..

어디 그 뿐이랴?
새벽 어판장은
성탄절 대목을 보려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 온 많은 활어차로 온통 난장판이고...
대책없이 내리는 갑작스런 눈발로
항구 입구를 찾지 못한 어선 입항은 갈팡질팡..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이 뇨자도
기록장 젖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자연의 섭리가
정영 아름다움만 있는 것이 아니더이다.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선
아니다 다를까.
바로 우리 집 앞,7번 국도에선
큰 교통사고가 났는데
그 시간 어떻게 되었나 하면
한대의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마주 오는 반대편 차선에 실례를 했답니다.
두 대의 차 앞 전체가 묵사발이 되었고
이미 구급차가 다녀 간 뒤라
사람들이 얼마나 다쳤는지는 잘은 모르겠는데...
그 상황으로 봐서 큰 사고 같았습니다.

꼭 4년 전..
성탄절 이 날..
이 뇨자의 배 다른 시동생도
이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지요.
그 시동생..
새 시어머님이 억수로 사랑하는 막내아들이었답니다.
시어머니와 시동생은
지날 칠 정도의 기독교 신자였는데.
언제나
시 어머님은 주 예수를 자기 목숨처럼 찬양하셨고..
무슨 말끝마다 "할레루야"를 외쳤지요.
이 뇨자가 보기에는
좀 광적인 믿음 같이 보일 정도였답니다..

하기사
종교를 가지지 못한
이 뇨자의 눈 높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데..
그 사고를 당한 그 순간
울 시어머니
자기의 주 예수를 참 많이 원망 하였지요
"예수님은 정영 계시는 가?"하고요

왠지..
30대 중반의 꽃 다운 삶을 접어버린
시동생이 불쌍해서
그 날의 악몽이 생각이 나서
성탄절인 오늘
좀 우울한 하루를 숙연하게 보냈습니다.

*에세이 방*님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다가오는 임오년..
축복받는 한해가 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