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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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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악 삐악 병아리 ....


BY 꽃벼루 2001-02-12

"엄마 병아리 살래요"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가방도 내려 놓지
않고 하는 소리다.
"안돼" (단호하게)
"엄마 제발 난 병아리가 사고 싶어."
"아파트에선 시끄러워서 안돼. 그리구 죽으면 어떻하니?"
"이 이 잉"(불만의 소리)

그렇게 딸아이는 포기가 되었다..휴 다행이다...
하지만 그건 나의 희망이었을 뿐.
집으로 놀러 온 남자 친구와 휙 하고 나가더니
병아리 세마리와 먹이 세봉지를 사가지고 왔다.

"엄마. 노란 병아리는 한 마리에 300원이구 초록 병아리랑 분홍
병아리는 500원이야"
"분홍 병아리?"
"엄마 병아리도 염색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병아리를 염색을 해?
세상에
병아리 털에다 분홍 초록 물감으로 물을 들여 놓고 500원을
받는단다.
이건 분명 동물 학대가 아닐 는지
병아리가 언제 온 몸에 물감 들여 달라고 했나.
딸아이는 세마리의 병아리를 신문위에 올려 놓고 노란털이
보송보송한 병아리를 한 없이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그리고 휭하니 나가더니 빈 박스를 하나 얻어와 병아리 집을 만들기
시작한다
먼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조그맣게 창문도 그리더니 칼로 오려 내고
병아리를 넣어 놓는다.
우유팩의 밑둥을 잘라 먹이통도 만들어 놓고 먹이를 쏟아 주니
두마리가 달려 들어 먹이를 먹는다.
배가 고팠나 보다.

딸아이는 손바닥 위에 병아리를 올려 놓고 이리 저리 살펴보며
너무나도 기뻐하며 즐거워 한다.
한참을 데리고 놀다 학원을 간다고 나서는 딸아이를
병아리가 졸졸졸 따라 나선다...
지어미인줄 아는가보다.
따라나서는 병아리를 창문이 있는 병아리집에 곱게 넣어 놓고
다시 한번 뒤돌아 보며 학원으로 가는 딸아이를 보면서.
괜히 웃음이 난다..

이제 우리집에서
닭우는 소리에 아침에 깨어나는 불상사(?)가 생길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또 아파트에서 시끄럽다고 쫓겨나는 불행한 사태도 예감이 되는데
어떡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