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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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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킨 엄마의 바람끼...


BY ns05030414 2001-11-14

벌써 몇 년 째 여편에게 관심을 나타내던 남자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남편 마저도 여편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남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일에 여편은 익숙해 있었다.
손가락 발가락을 다 동원해도 뒤 따라 다니던 남자들을 다 세지 못할 것이다.
여편은 귀찮아 죽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속으로 은근히 그 것을 즐겼는 지도 모른다.
누가 그랬다.
세상의 모든 여인들은 속에 화냥끼를 숨기고 산다고...
이 말에 여편은 동의의 뜻으로 소리 없는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다.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여편은 자신을 돌아보았다.
아이 둘을 낳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몸매는 그대로였다.
처녀 적 몸무게와 허리 사이즈는 그대로였다.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아직 얼굴도 괜찮아 보였다.
여편은 얼굴이 어려보이는 지라 아무도 이 번 설날이 지나면 서른이 될 것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평소 화장을 잘 하지 않던 여편은 화장을 해 보기로 하였다.
여편은 거울 앞에 앉아서 공들여 화장을 시작했다.
세수한 얼굴에 콜드 크림을 바르고 맛사지를 시작했다.
양 미간이랑 콧날 옆이랑 입 주위를 특히 정성스레 문질러 닦아냈다.
그런 다음 화장수를 손 바닥에 부어 부빈 다음 얼굴에 톡톡 두들겨 그 시원함을 즐겼다.
로션도 바르고 영양 크림도 바르고 얼굴의 잡티를 감추어 준다는 메이컵 베이스도 발랐다.
잡티라 할 것도 그다지 없는 얼굴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이뻐지고 싶어서 가지고 있는 화장품이란 화장품은 다 발랐다.
화운데이션을 바르고 색조 화장에 들어갔다.
먼저 아이 새도우 부터 시작했다.
유행이라는 보라색을 양 쪽 눈위에 엷게 펴 발랐다.
그러자 여편의 눈은 갑자기 생기를 띠고 반짝이는 듯 보였다.
마스카라도 발라서 속눈썹도 까맣고 길어 보이도록 하였다.
분첩으로 다독다독 눌러 주고 볼연지도 바르고 눈썹도 그렸다.
눈썹을 그리면서 콧날 옆으로 약간 내려 그어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러 콧날이 오똑해 보이도록 음영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입술을 그리면서 여편은 흐뭇했다.
여편은 자기는 자기 입술의 가치를 안다고 생각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입술을 다 그리고 가지런하고 하얀이을 살짝 들어내고 거울 속의 여자를 향해 웃어 주었다.
여편의 속에 감추어진 바람끼가 그 웃음 속에 슬쩍 묻어 나왔다.
여편은 거울 속의 여인에게 만족한 웃음을 보이며 흩어진 화장품을 정리했다.
옷장을 열고 여편은 공 들여 옷을 골랐다.
몇 개 없는 옷이긴 해도 한참을 망설이며 그 중에 가장 드레시한 옷으로 골라 입었다.
이제 외출 준비 끝이다.
여편은 세상의 남자들에게 보여 줄 것이다.
여편이 얼마나 매력적인 여인인가를...

화장을 마치고 옷을 갈아 입은 여편은 옆 방으로 건너갔다.
다섯 달 된 딸이 여편의 시고모와 놀고 있었다.
"@@야, 이리와!"
여편이 딸을 불렀다.
이름이 불리운 딸은 여편 쪽을 바라보았다.
여편을 본 딸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가 싶더니 얼굴에 놀람의 빛이 스쳤다.
엄마의 화장한 얼굴이 낯 설어 보여서 였을까?
입을 삐죽삐죽하더니 딸은 여편에게서 몸을 돌려 고모할머니의 품에 얼굴을 묻고 놀란 울음소리를 내었다.
딸의 울음소리에 여편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첫 돌이 되기 전 아이들은 말은 못 해도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던데...
그럼 딸은 여편의 화장 속에 감추어진 바람끼를 눈치 챈 것이 아닐까?
화장으로 한 꺼플 입힌 속에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서둘러 자기 방으로 돌아 온 여편은 얼굴을 닦아냈다.
여편안의 바람끼를 몰아내 듯 서둘러 화장을 지웠다.
세수를 하고 스킨과 로션을 바르면서 여편은 딸에게 들통 난 바람끼가 부끄러워 다시는 요란한 화장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졌다.

여편은 알았다.
세상을 다 속여도 딸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딸아,
엄마는 솔직히 그 때 엄마의 마음 속에 바람끼가 숨겨져 있었음을 인정한다.
엄마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였다 해도...
그 후 엄마가 근신하고 반성하며 살아왔음을 너는 인정해 줄 것이다.
아빠와 부부동반 모임 이외에 엄마는 화장을 한 적이 없음을 너는 잘 알고 있을테니까...
엄마의 마음 속에 잠시 일었던 바람끼를 용서해 줄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