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5

아줌마들의 수다..


BY 올리비아 2001-11-07

모처럼 오전잠을 맛있게 즐기는 사이...
시도 때도없이 울려데는..저 예의없는 전화벨 소리..

"음냐...쩝..여..보세여.."
"나야..잤니?"
"엉..아니..언니야??"
"웅..야...나 (시)아버님 때문에 미치겠다.."
"왜또~~~"

또 시댁 흉보느라 전화를 한 모양이다..
나야 결혼전부터 이미 시부모 안계신지라
사실 시부모와의 갈등은 나의 전공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15년 가까히 남들의 시부모간의 갈등을 하도
주위에서 듣고 들은지라 난 마치 내가 장본인이 된듯
거의 상담자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구러는데..."
"글쎄..내가 백화점 쇼핑을 하다가 **스포츠웨어에서
세일을 하는거야..구래서 옷이 넘 괜찮아서 남편거 하나 사다가
시아버지 생각이 나서 아버님것도 하나 사서 드렸거든.."

"구런데?"
"구런데 아버님이 글쎄.. 사다준 옷을 시큰둥하게 보더니
맘에 안드시는지 걍 니 신랑이나 주라고 하는거 있쥐?"

"어머머..세상에 ...선물을 사다준 성의를 무시하는거야 뭐야..
차라리 맘에 안들면 다른걸로 바꿔달라고 하든지 할것이지
그게 무신 소리래..그 옷 필요 없다는거야 뭐야..참내.."
(장본인보다 듣는 내가 더 숨 쉴겨를 없이 흥분하며 오버한다..)

"구러게 말야..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언니!! 다시는 그 괴팍한 노인네 옷 사다 주지마..미쳤냐..참내!!"
"난 구래도 아버님 연세에 맞는 점잖은 스포츠티가
어울릴것 같아서 사다준건데.."

"구래서..어떻게 했어?"
"맘에 안드시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거야.."
"움..그래서.."
"남편것도 샀으니 아버님 입으시라고 했더만
마지못한 표정으로 걍 입겠데.."

난 안다..
그 노인네는 며느리가 자꾸 뭘 사가지고 오는게
고맙기도 하면서 불편한 마음에.. 그리 억한 심정
가진 사람처럼 맘에도 없이 퉁명하게 말한다는것을..

어찌 아냐구??
그 괴팍한 성격의 노인네가 울 아버지니까..ㅋㅋ
(참고로 울아버지 별명은 김일성..대원군..보스..자금줄...ㅋㅋ)

"참내..무슨 노인네가 그리 변덕을 부리고 난리래..참내..
사다주면 걍 고맙다 하고 받으면 되지..안그래??언니..담부터
아버지 옷 절대 사다 주지마!!"
"ㅎㅎㅎㅎ"

난 안다..
그러면서도 우리 올캐언니는 오빠옷을 살때마다
울 아버지것 까지 항상 같이 산다는것을..

미워하며 정든다는 시부모와 며느리.

올캐언니와 오빠는 대학 1학년때 미팅해서 만난사이..
난 그렇게 언니와 오빠가 결혼 전부터 이미..
언니 동생처럼..친구처럼 지내는 그런 남다른 사이였다..

오빠가 군대에 있을때 면회도 언니와 함께 다니고..
둘이 영화구경도 다니고.. 쇼핑도 하고..언니가 없는
나로써는 사실 오빠보다 언니가 더 좋았다..

이렇게 찰떡 궁합같이 맺어진 시누와 올캐사이..

올캐언니는 매번 친정에도 못하는 시댁욕을 이렇게
나한테 시부모 욕서부터 남편욕까지 하는게 비일비재하다...

한때는 언니를 속썩이는 오빠를 괴롭히러
우리 세자매가 대전까지 내려가 오빠를 탐문하고 오는걸보고..

그때..울엄니 하시는말씀..
"야 너희들은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지금 오빠편을 들진 못할망정 언니말만 듣고 왜 난리냐.."

구럼 우린 세자매 엄마한테 큰소리로 외친다..

"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오빠 구럼 안돼는거야..
구리고..엄마도!!구러면 안돼!! "

이렇게 팔이 바깥으로 굽는 우리 시누들과
하나밖에 없는 아들래미 걱정하는 울엄마하고의
뜻하지 않는 언쟁은 늘 우리들의 승리였다..ㅋㅋ

언니의 손을 들어주는게 결국은 오빠를 위한길이라는걸..
구세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울 엄마는 아마..이해를 못할 것이다..ㅎㅎ

그러던중 난 소리없는 여우가 되어가고 있었고..

행여..올캐언니가 엄마아버지 욕이라도 나오면
난 내가 더 열광적인 목소리로 한술 더 뜨며 맞장구를 친다..

이것 또한 작전 아닌 작전일수 있으리라..

실컷 욕하고 나서 마지막 멘트를 꼭 잊어선 안되느니..

"언니~~구래도 어쩌겠수..나이많은 노인네들 그러려니 해야지뭐.."
"마쟈..이젠 나도 포기하고 마음을 비웠어.."
"구래...ㅎㅎ"

시누들이여..
올케언니가 시댁흉을 볼땐 한술 더떠 흉을 보라..

그러면 그 흉이 복이 되어 울엄니 어버지한테 가느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