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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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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의 나들이


BY mist12 2001-11-03

대공원에는 가을이 익고있다
은행잎이며 단풍잎들이 바람에 흔들릴때면 우수수 우수수 떨어져 휘날린다 1시간여 남게 버스를 타고 갔으니 벌써 아이들로 초만원이다
부모와 함께 온사람 엄마와 함께 있는사람 선생님의 통솔밑에 온아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미술대전을 즐기고 손수 작품을 오려 붙이고 있었다 아이들의 작품치곤 꽤나 돋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작품을 느긋하게 감상하거나 탐미하기 보다 서툰 솜씨로나도 직접 작품을 하는쪽이다 내가 아이들 작품을 그냥 감상한다는 것이 왠지쑥스럽고 부끄럽다 왜냐하면 아이들 세계에 자주 놀러가지 않았고 놀러간다고 해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공동 창작이 눈에 들어 오면서도 개인 작품에 오면 그림의 대상이 주로 사람이라는 공통이다
주로 엄마나 아빠겠지만 아마 자기를 그렸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아이는 작품감상에는 별흥미가 없는듯 했다
차도 없고 휑한 보도블럭 위에서 마음껏 쌩쌩 로울러 브레이드를 타고 싶어 했다 아이의 조급함을 재우고 나는 소속학원을 찾아보았지만
작품에 더 조급했나보다

가을의 하늘과 대공원의 정취와 아이들의 뛰는소리 그아래 어우러진 아이들의 작품은 한폭의 아무도 손대지 않는 그림이다
공원 뒤의 밭에는 배추가 파랗게 농심을 부르고 휴게실 앞엔 아이들의 먹거리에 붐비는 오후다 여기 저기 잔디밭에는 김밥을 펼쳐들고
나온 가족 나들이가 정겨워 보인다 주차장 밑에 늘어진 차들은 돌아갈 주인을 기다리고 어두어지는 가을에 앉아있다

서둘러 대공원을 빠져나오는데 커다란 솜사탕이 입을 벌리고 아이는 솜사탕을 사달라 졸라댄다 돌아갈 길이 급한 나는 급히 아이를 버스에 태우고 손을 꼭 잡은채 좌석에 앉아본다
다음에 언제 또 가을 대공원 나들이를 할수 있을까 하며.......
대공원에서 혹시나 아이를 잊어버려 애타는 부모처럼 가을이 안타까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