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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1

letter..


BY 봄비내린아침 2001-01-29

언냐..

언젠가 30-40 홈에 실린 내 글에다가 언니가 달아논 답글을 읽고 나 좀 웃었지.
밤하늘의 유성 같다던..
다 들켜 버린 줄 알고 있었지만,,
늘 언니한테 다 들켜버린 그런 기분..

뜨듯 미지근하게 있는 둥 마는 둥 속앓이만 하며 적당히 타협하고 주저앉으며 그렇게 30년을 넘게 살아온 한 여자가 있었지.
그 여자 뒤늦게 작고 희미한 불씨 하나를 빌미로 저도 어쩔 수 없는 치열한 전쟁을 시작했다.

어쩌면, 어쩌면, 아마도, 아마도, 분명히,, 확실히,,

채 타 보지도 못하고 저혼자 타닥거리다가 이내 사그러들고 말거면서..
그걸 알면서도 뒤늦게서야 확신도 없는 어떤 무모함게 저를 태운다.
그 여자가 가진 수십만 갈래의 감정,,
그건 유죄인지 무죄인지..

갖고싶은 것이 있어도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망설이다가 결국 많은 기회들을 잃어버리고 보내버렸는데..

예전에 그녀의 브레이크는 말을 참 잘 들었거든.
'이거,, 아냐!'
라고 확신이 서면, 스톱이 잘 되는..

겉보기엔 고요했지만, 속엔 강단이 있었는데..
근데, 웃기게도 나이를 거꾸로 먹나보다.
인제 그게 안된네..
미치겠어.

친구가 속에 폭탄이 든 거 같대서
내가 내 속을 들여다 보았지.
그리고 그 속에 든 어마어마한 폭탄을 안고 저 혼자
쩔쩔매고 있어.
행여 터져버릴까봐서..

엊저녁에 물고기자리란 영화에 나오는 이미연의 광적이고 집착적인 사랑,,
그걸 보고 잔 탓일까?
물먹고 자고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듯..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둘린 밤.
그 담날아침에 만나는 나는 무언가에 퉁퉁 불어있다.

바람이 몹시 차다.

금새 올 거 같은 봄은 쉬이 와줄 거 같지 않아.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필테지.
언제 그렇게 매섭게 추웠냐는 듯이
화사한 봄은 지금 어디쯤에 오고 있을거야...

언니,
가끔 보러 갈께요..

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