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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가 누린 아름다운 자유....


BY mspark0513 2001-10-25

장흥엘 갔다.하늘이 무지 고왔고 산 빛이 아름다웠다.

작은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함께한 친구랑 산채 정식을 먹었다.

 

집에서 (의정부)차로 십오 분 만 달려 가주면 그곳에 그리도 아름다운 자연이 일상에서의 쉼을 원 하는 자들에게 큰 팔 벌려 안아주려 기다리고 있걸 집안에서 가는 가을을 그저 보낼 뻔했다.

 

친구랑 많은 이야기를 했다. 토막 난 시간과 진정 자유 함을 느끼지 못함과 전업주부로 살아온 지난날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 하고자 이유를 만들어 내곤 했다.

이십 대 중반에 결혼하여 너무나 서툴기만 했던 집안의 일과 자녀양육문제...

삼십 대를 보내면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열심히 저축하여 집도 장만하고

사십이 되어 이제 조금 아이들의 손길에서 자유로워 졌는데 집안에서 노는 여자로 전락(?)하여 우리의 장래에 대해 상심해 했다.

 

커피를 야외에서 마셨는데, 낙엽이 많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자유 함이 눈물겹도록 감사했다. 물론 처음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위해 가끔 이런 지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곳에 가는 것은 정말 할 일 없고, 여유 있는 여자들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어 특별한 모임이 아니면 이런 기회를 애써 피하기도 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집으로 돌아와 수목원방문을 예약해두었다. 11월1일 세 명이 방문 예정이라구...

그동안 너무 바둥거리며 산 것 같다.

 

전업주부로 누릴 수 있는 당연한 자유함에 어찌 그리 인색해 했던지...

사십 대와 오십 대는 경제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준비되는 데로 난 일을 할 것이고, 그리고 내 자신의 정서를 돌보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을것이다.

잘살았노라고, 잘살아 내었노라고 그것을 위해 무지 열심히 살았노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인정 하기 위해 난 안달을 부릴 작정이다.

쉽진 않겠지... 세상은 많이 변했고, 내 사고의 틀은 너무나 제한적이니...

 

이렇게 아줌마가 되어가는 현실에 새삼 감사하며 오늘 누린 이 자유함이 오랫동안

눈에서 각인되어 남아 있을 가을빛 하늘과, 나뭇잎과, 향기로운 차와, 맑은 수다가

내 남자 내 아이들에게 기분이 상승하여 밝은 모습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맛 난 저녁식단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