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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11 (주식병)


BY 올리비아 2001-10-25

3년전 난 컴퓨터를 배우자마자..
사이버주식을 열심히 배우며 때 아닌
공부..아닌 공부를 하고 있었다..

처음엔 안전하다는 공모주부터 시작을 하였고..
점차적으로 하다보니 장외거래까지 하게되었으니..
(증말루 겁도 없다.)

모든일의 시초는 나였지만 난 항상 남편과 늘 상의하면서
주식을 사고 팔며 그렇게 돈버는 재미에 흠씬 젖어지내던..

어느날..

"자기.. 차.. 안바꿀래?"
"음...좀 더 타다 바꾸지뭐.."
"왠일이래..차 바꾸고 싶어 안달하더니.."

그랬다..
가만두고 하룻밤만 새면 돈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차가 무에 그리 급하랴..우리의 욕심도 만만치 않았다....

그 당시 주식해본 사람은 알리라..

떼돈버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 신분상승이 다가오는듯 하였건만..

곧이어 다가온 급락급락..말할 필요.. 무에 있으리오..- -;;

당시 하룻밤만 지새면 수(?)만원 가량이 불어나던 돈들이
하룻밤사이에 반대로 수만원씩 꺼져 내려가는 그기분은

마치 영롱한 무지개빛 비누방울이 그 서슬 시퍼런 화살에
핑..퐁..하고 터져 없어지는.. 그런 기분일 것이다..

그만 매도의 기회를 놓치고 어언 삼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십분의일도 안돼는 주식을 끌어안고 한숨쉬던 어느날..

포기하듯 그만.. 없었던 돈으로 생각하자며
서로 잊고 지내던중 어느날 문득.. 남편이 묻는다..

"야 그거 지금 시세가 얼마냐?"
"몰라"
"아주 신경껏냐?"
"웅..구러니까 얘기하지마.."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주식때문에
골머리 끓이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아마도 아컴식구들 중에도....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동병상련..악수~ 쩝..휴~)

그나마 그런사람들 보면 서로 위안삼고..뭐 집팔아 한것도
아니고 이만하면 다행이려니 하고 그만 잊기로 했건만.

그런데도 주식얘기만 나오면 마치 내 잘못마냥 괜히
움츠려들자 이래 안돼겠다 싶어 작전을 달리 세운다.

눈에 보이게 남편도 뭐라하진 않지만서도..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나혼자 몰래 주식한것도 아니고
함께 상의해서 한건데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있나 싶었다....

어느날 창넓은 칼국수집에서 문득 말을 건냈다..

"자기야..난 요즘.. 주식해서..
자살했다는 사람들 마음... 쫌..이해가 가더라.."
(최대한 측은한 표정과 세끼 굶은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뭐??.. 구래서?"
"흠..오죽하면 그러겠나 싶어.."
"구래서...너 맘도.. 지금 그렇다는거냐?"
"아니 내가 뭐.. 꼭..그렇다는건 아니고~~"
"흠..너가.. 무슨 잘못이 있냐..하라고 한 내가 죄지뭐...."
"자기!! 지금 나 비꼬는거지?.. 나 그럼 저기 저 육교위로 올라간다."
(최대한 눈을 부릅뜨고 강하게 대쉬한다...흠)

"왜 올라가??"
"웅..떨어질려구.."@@ - -;;
"뭐??? 구래!! 올라가라 올라가!!!"
(표정을보니 쬐메 쫄았다..ㅋㅋ이만하면 성공이당)

그러자 이내 달래는듯한 목소리로 남푠이 말을 건낸다..

"흠..구래..뭐 나도 예전에 친구한테 돈 떼인적도 있었는데 뭐.."
"그래서..지금 서로 돈까먹기 대회하냐? 참내..부부가 잘~들 놀고 있다~"
"ㅋㅋ 걍 경험으로 생각하자.."
"웅..구래..구러자"^^

참내..위로받기도 참 어렵다..
아~~지금도 그 돈 생각하면 또 가심이 저려온다..흑흑..

자고로..주식장에 애기엄마 나타나면 이미 갈때까지 다 간거라 하더만...

난 것두 모르고 초보 애기엄마가 혹여 물어라도 오면 자상하게
머리 맞데고는 메주알 고주알 친절히도 가르쳐 주었으니..나원참..ㅎㅎ

어둠이 깊으면 곧 해가 뜬다..라고 하던데..
슬슬...ㅎㅎ(걱정 마시어여..^^)

난 이미 아니다 싶으면 안한다..(포기는 또 무~쟈게 빠르다)
그런데 울신랑 점점 나한테 그 주식병이 전염이 되었는지

어느날 문득 내게 넌지시 물어본다...

"거..얼마나 남았냐.."
"응 왜??"
"웅...내가 함..해볼까 하고...."
"뭬야..절.절..대 안돼..이젠 자기차례냐???"(이론~~)- -;;;

에구구..여러분..
먹고 자는 주식이야 꼭 필요하지만서두..

그외 주식은.. 절대로 ..절대로
알려고도 하지 마시고..알아서도 아니되올듯 하옵니다여...

저의 충정을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이글 올립니다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