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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BY poem1001 2001-10-24

우리집엔 딸만 여섯이다
난 다섯째
그리고 엽기적인 그녀인 세째언니

이십대 초반이었던 나이
나 세수를 뽀드득 소리나게 하고
거울을 들여다 본다
내가 봐도 뽀송하고 청순한게 너무 이쁘다
감은 머리를 수건으로 싸고 나니 더 이쁘다
마침 거실 쇼파에 언니가 앉아 있다
언니를 보며 나 해맑은 표정으로
부드럽게 손을 모아 뺨에 대며
"깨끗해요~"
언니 내 얼굴을 밀가루 반죽인냥 꾹꾹 누르며
이리 저리 자기맘대로 얼굴을 돌려 보더니
"얼굴이 곰팽이 같냐...어~ 드러"
훔냠..

난 종아리가 조금(?)굵다
머 그래두 각선미는 있다 ^^;
친구가 이쁘다구 이쁘다구 해서
짧은 스커트를 하나 샀다
용기를 내서 입고
거울을 이리보고 저리봐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고개를 똑바로 들고 문 밖을 나선다
마침 동행한 언니
이쁘다구 한마디 해주면
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련만
걸어 가면서도 뒤로보고 앞으로 보며
내 다리만 살피는 날 눈치도 챘으련만
무심히 앞만 보고 걷는다
쪼르륵 옆으로 달려가 묻는다
"언니 나 짧은 치마입으니까 다리 너무 굵어 보이지 아노~?"
언니 뒤로 한발짝 물러나
내 다리를 무표정한 시선으로 훑어 본다
애교와 동정어린 내 시선..
"야~ 무슨 국군아저씨 다리가따야~"
뜨아..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에어로빅을 시작했다
그런데 에어로빅하는 시간타임이 오후라
아줌마들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가슴보다 허리가 더 나온 아줌마들
이십대 초반의 난
그 에어로빅학원에서(물론,아줌마 타임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가씨 만큼만 되도 소원이 없겠네~"
"이렇게 날씬한데 에어로빅은 왜해~"
에어로빅 학원에서 난 날마다 극찬을 받았다
그러다 에어로빅할 때 입는 옷을 빨아야 할 것 같아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화장실로 세탁을 하려고 가지고 가는데
거실에 그녀가 앉아 있다
오호~
그동안의 칭찬으로 자신감에 넘친 나
그녀에게 섹쉬하고 늘씬한 에어로빅용 패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보이지 않는 살보다 보이는 살이 많은
몸에 착 달라 붙는 에어로빅 옷을 입고
거실로 나와 그녀를 향해 회심의 미소를 보이며
"언니 나 어때~?"
텔레비젼을 향하던 눈길이 내 몸을 향한다
나..자신만만
곧이어 그녀의 한마디
"야~ 내일 동네 씨름대회있냐~??"
벌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