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13

아직도 우리들 이웃엔......


BY 비비안 2000-10-05

이번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이사를 했다.

전에 살던 아파트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집판돈은 마음좋은 울신랑 보증선돈 갚아주고

나머지 얼마되지 않은돈으로 집을 얻을려니

우리 네식구 몸눕힐 마땅한 집이 선뜻 나서지 않아

한참 고생하며 헤매다 시셋말로 좀 후진동네에다가

전세집을 얻었다.

집은 독채지만 옛날집!!

여러분도 아시겠죠? 대문옆에 화장실이 있는....

화장실도 수세식이 아니고 푸세식! 밑이 환히 보이는...

우리 아이들 그날부터 화장실 못가고 변비 걸리고...

나도 여기서 어케 지낼까~ 암담하고

그래도 이래저래 버릴거 버리고 넣을거 넣어서 정리하니

그래도 그대로 살만하였다.

우리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당도 있고 화분도, 장독도

놓을수 있는 공간이 있는....

어찌 생각하면 아파트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 빨래도 왕창해서 마당에 걸린 빨래줄에 쭉~ 펴서

널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마당에 서 있어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 온다...

아파트에서는 이런 느낌을 못느껴 보았기 때문일까...

근데 아파트에서 살다오니 제일 문제가 쓰레기처리다.

아파트에선 분리해서 버리면 되었는데 주택에선 요일따라,

그것도 버리는 장소가 다~ 달라 걱정이 되었다.

이사하다보니 쓰레기도 많이 나왔고...

쓰레기를 들고 밖에 나와 두리번거리니 저기서 자그만

할머니가 쇼핑수레위에 종이박스를 실고 오신다.

"할머니 저~ 종이 박스랑 병이랑 깡통은 어디에 버리나요"

하고 물으니 할머니께서 반가운 소리로 "아이구 에미야

그런거 있으면 내를 도고" 하신다.

"예 그럼 저희집에 오세요" 하고는 앞장서서 대문열고

쓰레기를 보여 드리니 할머니가 이것저것 챙기시며

자기가 처리해 주시겠다고 하신다.

정리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셔셔 눈물이 나왔다.

할머니는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 둘이랑 사시는데 박스랑

재활용품을 주워서 생활 하신다는 것이다.

이런걸 주워서 손자들 과자를 사주시고 먹을것도 해결하신단다.

옷은 버린거 주워다 고쳐 입히시고...

내보구 옷이랑 재활용품 줘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시는 할머니...

거기다 쓰레기봉투에 담긴것도 버려 주시겠다고 나서신다.

나는 "할머니 그건 관두세요, 제가 버릴께요"하니

할머니께서 한사코 버려주신다.

다 처리하고 나서 내가 고맙다고 삼만원을 드리니

할머니께선 뭘 이래 많이 주냐며 만원만 달랜다.

그래도 한사코 삼만원을 쥐어드리니 할머니께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그리고 그럼 한달동안 쓰레기를

처분해 주겠노라고 하신다.

나는 " 할머니 그럴필요 없고요 종종 들러주세요 그럼 옷이랑

깡통이나 빈박스를 모아 놓겠어요"하며 보냈다.

그런데 몇번 보이시던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신다.

궁금해서 앞집 슈퍼에 물어보니 그 할머니께서 돌아 가셨단다.

쓰레기 줏어러 다니다 교통사고로...그것도 뺑소니차에...

그래서 손자들은 고아원으로 갔단다.

나는 한참을 할머니 생각에 멍~ 해졌다.

우리 이웃엔 아직도 이렇게 배고프고 살기 힘든 사람이

많은데...특히 우리동네엔 더 많은거 같다.

어떤사람은 사치여행과 과소비로 흥청거리고....

요즘 백화점 명품관이 더 붐빈다는 얘기다.

우리 아줌마들~~~~~

우리 이웃들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덜쓰고 저축하며

알뜰하게 삽시다.

아이고!! 우선 내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