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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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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씻어 주는 아내~


BY 장미정 2000-10-05


신혼 시절, 단칸방.욕실.주방 있는
작은 집에서 신접살림 시작한 때가 있었다.
큰 애 이현이 임신하고,
좋은 것만 먹고,
착한 마음씨 갖고,
좋은 것만 보고 지내라는 어른들 말에
충성이라도 하듯 천사 같은 시절이 있었다.

6살 차이 나는 남편을
왕 모시듯 할 때,
좁은 욕실에 걸터 앉히고,
스탠 세수대야에 남편의 발을 담겨
비눗칠 해주며 부드럽게 씻겨 준 기억이 난다.
두.세번이였던가......

아이들은 부모님을 본보고 자란다고 했든가.
친정 엄마가 아버지께 그러는걸
난 초등학교 시절때 자주 본 광경이였다.
시집 가면 꼭 해보리라 마음 먹었던 기억.

신혼 시절 두 번 해준 후
잊고 지내다가.......
무좀 걸린 남편 발이 그리도 꼴보기 싫더니만......
어제 남편이 양말도 벗기전에
발가락을 문지는 광경을 보고......
보기 싫다기 보단,
왠지 오늘은 씻겨 주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욕실로 오라고 했더니.....싫단다.
그래서, 대야와 비누를 들고
안방으로 들고 갔다.

싱긋히 웃는다.
마침....친구와 전화로 간만에 통화를 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결혼했지만,
아직 애기가 없는 부부이다.

5년 만에 다시 씻어 주는 남편의 발....
많이 딱딱해지고 굳은살이 붙어 있었다.
"당신도 늙는구나..."
하며 속으로 뭉클해지는 마음을 가라 앉히는데...

전화에 대고 남편이 하는말....
"ㅇㅇ 야~ 너도 니 마누라가 발 씻겨 주냐?"
하고 물어 본다.
아니라고 했나보다.
"짜슥아~ 울 마누라 지금 내 발 씻어 준다...
우린 늘 신혼같이 살거든...
부럽쟈~"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나 보다....
동안....살기 바빠서 아주 사소한 부분을
못챙겨 주어서 인지...
이렇게 작은것에 감동을 받는게 부부인가 보다.

그래......
이렇게 삽시다.
작은 것에 고마워 하고,
작은 것에 감동받고...
작은 것에 감사해 하며.......

살아온 날 보다
살아 갈 날이 아직은 많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