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이면
사슴가족이 물 길러 나온다는 호수가 있다기에
이른 새벽 두 마음으로 갈등하다 차를 호수로 몰았다.
호수는 앞이 안보이는 물안개로 가득채워져있다.
말 그대로 한적한 텅빈 충만이 그곳에 있었다.
물안개는 보이는것 만 있는게 아닌가 보다.
코끝에 숲 향과 어우러진 안개가 코끝을 촉촉히 간지럽힌다.
쏴!!!... 초록의 노래가 들려온다.
사람 소리로 부산하던 호숫가엔 적막한 나무들의
눈빛 대화만 있을 뿐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새들은 잠에서 깨어있지 않았다.
안개는 흐느적 거리면 부드러운 몸짓으로 내 몸을
휘감았다. 한기가 느껴져서 쉐타를 어깨에 걸치고는
준비한 커피 한잔을 손에 들었다.
커피잔 위엔 또 다른 안개(?)가 있다.
그 위에 난 여러가지 상념의 그림을 싣고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앉았는데 드디어........
사슴가족 등장!!!!! 반가움.........
아..... 저렇게 맑을 수가
사슴눈이 정말 맑고 고왔다
특히 아기 사슴눈은 세상의 고요가 그곳에 있었다.
날 보고 도망도 가지않고 어떤 미동도 하지 않은체
그 자리에 서있다.
아주 천천히 호수로 다가와 물을 마신다.
그 긴 목으로 아주 고즈넉한 아름다움으로 새벽을 그려낸다
또 다른 새벽이 지금 내 앞에 있다
이 새벽숲엔
나무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사슴이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호수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새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그저 안개가 건네주는 작은 소식만으로 행복함이 있다.
푸드득 새 한마리가 움직이면서 모든 새들은 잠에서 깬다.
금새 숲은 새들의 노래로 충만해졌다.
어디서 왔는지 물오리떼가 뒤뚱 거리며 제 자리 찾아오고
금빛 햇살이 살며시 등위에 앉기시작하면서 숲은 바빠진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음........
우리네 삶 가운데도 이런 아침이 있었음
우리네 삶 가운데도 이런 고요한 넉넉함이 있었음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사람사이에 흐르는 사랑과 이해가
그려내는 수채화같은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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