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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에


BY 들꽃나라 2001-10-23


            이른아침이면 
            사슴가족이 물 길러 나온다는 호수가 있다기에 
            이른 새벽 두 마음으로 갈등하다 차를 호수로 몰았다. 

            호수는 앞이 안보이는 물안개로 가득채워져있다. 
            말 그대로 한적한 텅빈 충만이 그곳에 있었다. 
            물안개는 보이는것 만 있는게 아닌가 보다. 
            코끝에 숲 향과 어우러진 안개가 코끝을 촉촉히 간지럽힌다. 
            쏴!!!... 초록의 노래가 들려온다. 

            사람 소리로 부산하던 호숫가엔 적막한 나무들의 
            눈빛 대화만 있을 뿐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새들은 잠에서 깨어있지 않았다. 
            안개는 흐느적 거리면 부드러운 몸짓으로 내 몸을 
            휘감았다. 한기가 느껴져서 쉐타를 어깨에 걸치고는 
            준비한 커피 한잔을 손에 들었다. 
            커피잔 위엔 또 다른 안개(?)가 있다. 
            그 위에 난 여러가지 상념의 그림을 싣고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앉았는데 드디어........ 
            사슴가족 등장!!!!! 반가움......... 
            아..... 저렇게 맑을 수가 
            사슴눈이 정말 맑고 고왔다 
            특히 아기 사슴눈은 세상의 고요가 그곳에 있었다. 
            날 보고 도망도 가지않고 어떤 미동도 하지 않은체 
            그 자리에 서있다. 
            아주 천천히 호수로 다가와 물을 마신다. 
            그 긴 목으로 아주 고즈넉한 아름다움으로 새벽을 그려낸다 

            또 다른 새벽이 지금 내 앞에 있다 
            이 새벽숲엔 
            나무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사슴이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호수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새가 나무에게 말하지 않아도, 
            그저 안개가 건네주는 작은 소식만으로 행복함이 있다. 
            푸드득 새 한마리가 움직이면서 모든 새들은 잠에서 깬다. 
            금새 숲은 새들의 노래로 충만해졌다. 
            어디서 왔는지 물오리떼가 뒤뚱 거리며 제 자리 찾아오고 
            금빛 햇살이 살며시 등위에 앉기시작하면서 숲은 바빠진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음........ 
            우리네 삶 가운데도 이런 아침이 있었음 
            우리네 삶 가운데도 이런 고요한 넉넉함이 있었음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사람사이에 흐르는 사랑과 이해가 
            그려내는 수채화같은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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