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나는 두번 슬픈 이별을 했다.
처음 만난 날부터 계산하면 5년이나 되었다.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던 이웃 두 가정이 6월과 7월 두 달 사이에
미국으로 떠났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길을 가다가도, 함께 다니던 길을 가다가도
시장에서,식당에서 심지어는 그들이 남겨놓고가 물건들을 보면서
울고 또 울었다.
우리가 아이가 2살이 될 무렵 마음에 병을 앓고 1년정도 고생을
했다가, 클라리넷을 배우면서 조금씩 마음의 병을 고치고 있을 즈음
좋은 이웃을 만나 서로 나누고 사랑하고 배우며 존경하는 틈에
나의 병을 완전히 고칠 수 있었다.
정말 허물없이, (남편들이 없을 때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한 집에
모여서 밥 먹고 한 침대에 누워 밤을 세워 얘기하곤 했다.)
한국 어디에만 있어도 맘 먹고 찾아가 만날 수 있겠지만,
바다 건너 먼 곳으로 떠난 그들을 그리워 하며 그렇게 힘겹게
여름을 보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문뜩 내 안에서 슬픔이 일렁이고 있음을 알았다
예전 마음의 병을 앓기 전,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온 몸에 저려오던
그 때와 같은 느낌을 느꼈다.
가을에는 더 요란스럽게 지내야 한는데,
슬픔이나 외로움을 느낄 틈을 주면 안되는데,
그럴 때 내 이웃.
그 친구들이 있어서 힘들지 않게 가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올 해는 조금 힘들다.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피아노도 배우고, 수영도 배우고
손뜨개도 하고 있지만,
잠시 손을 놓고 만 있어도 감당하기 힘들게 밀려든다.
외로움이! 슬픔이!
낮가림이 있어 쉽게 사람을 사귀지 못하는데, 어쩌지?
할 수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싶다.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밤새 얘기하고 싶다.
나는 얘기하기를 좋아한다.
이 가을에 허물 없이 내 얘기를 들어 줄
그리고 함께 얘기해 줄 친구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