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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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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나..집 나가고싶어요.."


BY 우리집 2001-10-19



오늘은 엄마가 밉다..

엄마가 공주라고했다..난 아니라고말했다..엄마랑 싸웠다..




수학 밀린거 안한다구 엄마한테 혼났다..

나는 엄마가 밉다..




집나가려다가 아침에 너무 늦게일어나서 못나갔다..

엄마..나..집나가고싶어요..




일주일이 멀다하고 울딸의 일기장엔 엄마가 밉다는 말이 등장한다..

결국엔 집 나가고싶다는 말까지???

초등학교 4학년때 쯤인가..가출을 처음 생각해본것이..

난 내가 쬐끄만게 꽤나 조숙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울딸은 이제 8살...초등학교 1학년이다.. 허허

지 에미를 닮아서리... 쩝!!



밉다는 말엔 면역이생겨서 웃으면서 지나가지만..

집나가고싶다는 말은 속이 캥긴다..

하여 그다음날 밤..

난 딸아이의 침대속으로 파고들어갔다..

"엄마..여기서 나랑 같이 주무시려구요?"

"왜...좁아서 싫으니?"

"좁긴하지만.. 싫진 않아요."

"..............상민아?.........."

"........"

"자니?"

"아뇨."

"늦게일어나서 집 못나갔어?"

"........."

"집나가면...학교는 ??"

"집나가면 학교엔 못가지요..책도없으니까.."

'우쉬? 이것이 별생각을 다하네?'

"그럼...어디서 잘건데?"

"........"

깜깜한 방안에서두 울딸레미 눈에 눈물이 고이는걸 볼수있었다..

"상민아..엄마가 미워두..집은 나가지마..."

"상민이 보구싶을때 못보면 엄마가 너어무 슬프잖아.."

분위기를 맞춰주다보니 어느새 울딸 꺼이꺼이 통곡을 한다..

"그리구...한번 나가면...챙피해서 다시 못들어오니까..."

"집은 나가는게 아니야...알았지?..."

공갈..협박성 마무리 멘트까지...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다..

이유가 변변하지 않을것이다..나두 그랬으니까..

암만 조숙해도 이제 1학년아닌가..

이건 감정 문제다...

울지말라고도 하지 않았다..그럼...더 울고싶어지니까..



꼭 끌어앉아주었다...

'흐미~~이쁜 내새끼~~~'



2주일쯤 지나서 또 물었다..

"상민아..아직도 집나가고 싶니?"

"헤헤헤"



울딸...틈만나면...책을읽는다 ....계속 읽는다...

밥먹고 또 읽는다...숙제도 하지않고 그냥 읽는다.....

피아노 연습도 않고....똥누러가서도 책을 읽는다.....

그러다가 혼쭐한번 나고 또 조용하다..

뭐하나? 살펴보면 이번엔 종이란 종이마다 그림이다..

독수리...말...개....토끼.....돼지....지렁이까지.....

이때쯤 되면 이미 난 제정신이 아니다...

소리소리 큰소리로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 이눔 지지배..........시계봐가며...숙제먼저...그럼 피아노 끊어...약속은 지켜야....."

"...생각좀 하며....해야할일...해도될 일.....하면 안될 일......"

책보는거 나쁜거 아닌 줄 알면서도....

이러다가 책하고 담쌓으면 어쩌나? 염려하면서도..

나의 잔소리는 후렴으로 치닫는다...



그런 날이면 울딸 일기장에는 또다시

'.....엄마가 밉다...' 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