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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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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영토


BY ejsop 2001-10-19

아이가 태어나면서 나는 금을 그어 놓았다.
세상 끝의 우리가 닫지 않는 곳까지
그래서 너의 길은 무궁무진하다고
네가 가고자, 하고자 한다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나는 흰소리를 치고 다녔다.
내 아이를 위해 너무나도 큰 영토를 확보해 놓고 있다고
아이는 그 땅을 콧노래 부르며 다녔고
때로는 풀죽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다니며
어미의 마음을 안스러움으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그러다가는 하늘을 날 듯이 헤집고 다녀서
내 마음속에 내가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던
어느곳이라도 스며들었다.

그러다 어느새
내가 그어놓은 그 금밖에서
나에게 큰소리친다.
목청이 터져라고 소리치는 그 소리를
왜 나는 듣지 못하는가
뭐라고? 뭐라고 했어?
어미가 귀가 먹었는가봐 씩 웃어대는
내 모습은 자위하는 쓸쓸함이 감돌았다

그 아이를 위해 확보한 그 넓은 곳을
나는 아직도 가보지 못했건만
아이는 그 금밖에서
끊임없이 마음이 통하기를 갈구하였던 것이다

내 손이 닫지 않으면 불안해 하며
그 넓은 곳중에서
내 영토도 아닌 내 움막속으로
어느새 그 아이를 잡아 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숨막히는 움막속에서
그 아이는 자유를 갈망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