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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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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떠난 소년


BY 수련 2000-10-03



가을,

그 단어 자체로 가슴이 찌르르하다.

삶에 부대끼며 살아오면서도

마음만은 여린 아이마냥 슬픔에 익숙해져 있다.

그건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리라.

하찮은 것에도 눈물바람을 보이는건 못난이가 아니고 무엇이냐?

그러나,

못난이라도 좋다.

동화책을 읽으며 눈물 흘리던 어린날이 나는 그리우니까.

그래서,

나이만 먹었지 마음은 아직도 사춘기 소녀 그대로 인가보다.

살랑,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쳐도,

가로수의 잎새가 사르르 떨어져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소녀적 감성이 고개를 들고

가을날

비올롱의 슬픈 소리를

메마른 가슴에 들려준다.

쓸쓸한 거리를 긴 머리 날리며 걸어가던 너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사랑을 노래하던

눈빛이 선하던 소년은

하늘나라에 먼저가 기다린다고

내 손을 꼭 붙잡고 같은 말을 되뇌이더니......

가을이 오면

나는 다시금 그 소년을 만나곤 한다.

병들어 죽어가던 그 모습을...

차마차마

잊지 못하고......

아직도 염치없이 살고있는 나는

그래서,

가을이 더 슬픈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