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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유품


BY wynyungsoo 2001-10-16

아 참!! 그래 어머니를 뵌 듯이 그걸 사용하면 되겠다. 하고 얼른 광으로 갔다. 우리 광에는 어머님의 유품이 여러 개가 보관되어 있다. 몇 일전부터 광 손질을 하려고 생각을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오후에야 광속의 물건들을 청소하면서 재 정리를 했다.

고인의 유품이라고하니 아주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어머님의 체취와 손때가 배인 물건들은, 아주 작고 보잘 것없는 물건일지라도 나에게는 소중하고 보물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예전에는 재래식 화장실의 대용으로 내실의 화장실이 바로 우리 어머님의 유품 중의 하나 사기 요강이었었다. 곰곰히 생각하니 요즘 어려운 경제에 입각한 시점에서 나는 집안에서 뭐 재활용할 것이 없나하고 생각에 잠길 때가 종종있다.

그런데 아주 까맣게 잊고 있었던 물건이 번뜩 뇌리를 번개치듯 번쩍하고 스치면서 어머님께서 애지중지하시며 늘 곁에두고 활용하셨던 예쁜 사기요강!! 어머님의 실내 화장실 생각이 났다.

나는 그 생각이 나는 순간 나 자신에게 놀랐다. 아니!! 왜 그걸 지금까지 생각을 않고 잊고 지냈었을까?! 하면서 이제라도 생각이 난것에 자신에게 감사하며, 사기요강 어머님의 미소를 찾아서 들고 나왔다.

요리조리 살펴보니 어머님의 체온이 담긴 것 같은 생각에 요강단지에서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울컥하며 목이메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루며 이걸 어떤 용도로 아주 절절하게 사용을 할 것인가를 자신에가 묻고 또 물으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요강이 담길 정도의 양이면 우유가 한 두 팩 가지고는 부족할텐데 망서리다가 어! 그래에! 그러면 되겠네?! 하곤 우유 대리점에가서 날짜가 지난 재고품을 구해보자 하곤 대리점으로 갔다. 다행이도 제고품이 남아있어서 큰 팩으로 세개를 샀다. 아주머니께선 용도를 물었다. 해서 요강목욕을 시키는데 조 좀 필요하답니다. 했더니...

아주머님 왈!! "아니! 마시기도 바쁜데! 참! 복도 많은 요강단지네에?!" 하시며 빙그레 웃으신다.

우유는 준비가 됐고, 그래~! 이렇게하면 되겠다.싶어서 우선 큰 통에다가 세제 조금, 옥시크린 조금, 향락스 조금을 물에 희석해서 준비된 통에다가 요강단지를 푹 담그고 삶기 시작했다. 한 20여 분을 푹푹 끓이니 용솟음치면서 끓어오르는 요강단지 삶는 국물은 뇌리끼리하게 우러나고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요강단지에 배어있었던 뇨 염이 우러나는 것이어서 삶는 물의 색이 그렇게 뇌리끼리 한가 보구나하곤, 다 삶아진 요강단지를 꺼내서 찬 물에 행궈놓고 다시 그 통에다 우유를 부어 폭폭 끓이면서 뇨 염분이 제거된 요강을 펄펄끓는 우유로 온천욕을 시켰더니 사기요강은 색채의 선명함이 정확하면서도 윤기도 자르르하게 새 면모로 바뀌었다.

태고적 실내화장실 사기요강은 여기저기에 세월의 흔적으로 깊은상처를 입었음에 금이 여러군데 나 있었다. 해서 우유목욕을 시켜주면 우유의 단백질이 응고가 되면서 금간 자리를 메꿔주는 역활을 한다고 해서 폭폭끓는 우유에서 요강을 삶아냈던 것이다.

우유목욕을 끝낸 요강을 조심스레 꺼내서 찬 물로 샤워를 시켜놓곤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그늘에서 말린다음 찬찬히 살펴보니, 신기하게도 요강은 아주 선명하고 깨끗하게 새 이미지로 탄생이 되었다. 이 정도로는 성공한 셈이니 지금부터는 사용 용도를 또 구상을 해야되지 않는가 싶어 궁리에 몰두했다.

흰 백자에 남색 목단꽃의 미소가 너무 배색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그래! 맞아~! 꽃 꽂이 수반으로 활용을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은 생각에 바로 꽃을 꽂아보니 아니! 이건 우리 대한민국에서 둘도 없는 기발한 재 활용품의 미소잖아?! 세상에나~ ! 이렇게 근사할 수가! 우유목욕의 결과의 사기요강은 상상밖으로 아주 우와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미뤄 짐작을 해봐도, 조선팔도 방방곡곡 짚신을 싸가지고 구하러 헤매봐도 대한민국에서는 홍일 점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내심 뿌듯하며 항상 어머님의 체온과 동거동락을 하는 셈이되니 여기에서 더 기쁜일은 없을거라는 생각에 역시~ 기발한 아이디어에 자신도 놀랐다.

이 색채의 가을에 내심에 포동포도동 살을 찌운 느낌이니, 심신이 새털같이 날아오를 것만 같았으며, 나는 "온고지신이란 명언과, 구관이 명관이란 명언"도. 내심 깊이에 차곡차곡 심으며, 재활용품의 활용성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