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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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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엄마


BY cosmos03 2001-09-21

딸 아이의 운동회가 있었다.
부랴부랴, 김밥도 싸고..과일도 준비하고
이것저것을 챙겨서 조그마한 동산을 넘어 학교에가니
벌써 운동회는 중반전에 접어들었다.

아이에게 눈 도장을 찍고, 동네 사람들이 자리펴고 모여있는 곳으로
나도 합석을 하였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벌써 점심시간...
싸온 김밥과 음료수를 먹이고 나니
방울도마도는 맛이 없다고 안 먹는다고한다.
뭐라도 사달라고 하면 사주려 돈도 준비해갓는데.
아이가 그새 훌쩍 커버렷나보다.
" 엄마~ 먼지나는데서 뭘 사먹어요? "
" 그래도... "
" 아녜요 엄마, 저 배불러요~ 걱정마세요 "
한다.
녀석, 많이도 커 버렷구나~ 싶은게 공연히 코끝이 찡~ 해온다.

우리아이보다 어린녀석들의 차례가 모두 끝나고
이제부턴 딸아이들만의 시간...
초등6학년들이 왜 저리도 모두 큰지~
언뜻보면 모두가 아가씨들...
모두가 엄마들 한복을 입고왓는지
누가 애들이고 아줌마들인지.
자세히 보지않고는 모두가 아줌마들 같다.
내 아이도 내 한복을 입고왔는데.
품은 그럭저럭 꽤 맞추었는데 기장은 조금 짧은게 보인다.
제법 속치마와 속 고쟁이까지 바쳐 입으니
내 새끼라도 참 예뻐보인다.

부채춤...
여럿이서 함께 어우러져 부채춤을 추는데도 우리아이가
키가좀 크다보니 기준! 으로 맨 앞에서 무용을 하고있다.
예쁘다~ 참말로 예쁘다...
그런데 주책스럽게 왜자꾸 콧등이 시큰해오는지...
입학시킨지가 엊그제~
아니, 핏덩이를 내품에 안은지가 정말로 얼마돼지 않은거 같은데
지금은 제 엄마보다 훨씬커버려 아이가 나를 안는격이 되 버렷다.

아이의 입학때도...
유치원 졸업때도...
학교에서 무슨행사가 있어 갈라치면 그때마다..
왜자꾸 코 끝이 찡~ 해오며 눈물이 나던지...
번번히 내가 그런바람에 아이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요번엔 정도가 더한듯 싶다.
아마도, 초등학교의 마지막 운동회라서 일까?
이젠, 정말로 내 품보단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내 손끝보단 제 스스로 하는일이 더 많아서일까?
언제까지 품안의 내자식은 아니련만...
너무도 훌쩍 커버린 아이가 대견도 스럽고...
유난히도 병치례를 자주했던 녀석이 지금은 저리도
제 엄마보다도 더 크고 실하게 자라준점에대한 고마움일까?

곱게한복입은 모습을 담아두려 카메라를 들이댓는데..
뿌옇게 눈앞을 가리는 안개같은 눈물 때문에 애?J은 내눈만
비벼댔다.
정신없이 눈물과 콧물로 셧터는 눌러댓지만...
작품이 어찌나올지는 아직~

아이의 무용이끝나고 나 있던 자리로 돌아오니 동네 할머니께서 그러신다.
" 이화엄마는 어째 눈이 빨갛댜? "
" 예에~ 모래먼지때문에요 "
얼버무리고 돌아보니 아이가 깡총거리며 내게로 뛰어온다.
" 엄마~ 나 어땠어요? 잘했어요? 예뻣어요? "
" 이구~ 그럼~ 젤로예뻣고...젤로 잘했지~
누구딸인데...."
녀석을 가슴에 꼬옥 담아두는데도 또다시 흐르는 눈물...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보는데 아이가 눈치를 챘는가보다
" 어유~ 우리엄마 또 울어요~ 엄마는 울보야 아주~ "

난, 아이의 좋은일때마다 울어버리는 울보엄마엿다.
이런내가 아이 시집이라도 보내는날은...
아마도 대전시내가 흠뻑 젖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