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6

실례지만, 연세가...


BY cosmos03 2001-08-13

머리속이 신통치 않아 염색도, 퍼머도 하지 못한채.
몇달을 버티다 보니...
고무줄로 질끈, 동여매고 살았는지라...

낮잠이 슬그머니 와서 한소큼 자고 일어나
습관처럼 거울을 본 난...
옴마야~~~~~~ 거울속의 저 여인네가 시방 누구다냐?
광녀가 따로 없고만...
"어이~~ 따님! 오마니, 미장원좀 다녀 와야 쓰것네
집좀 보고 기시고, 아빠, 전화오면 말씀좀 잘, 드려 주게나~
후다닥~~~~피융~~~~

"어서오세요~
" 어떻게 오셧나요?
이론~~~~~ 미장원에 어떻게 오긴. 당근, 머리하러 왔지.
" 아~ 예...머리좀 하려구요
" 어떻게 해 드릴까요?
" 그냥, 깔끔하고, 앳되 보이고, 단정하고.... 횡설수설~
" 네에~ 기다리세요.

어깨밑까지 치렁거리던, 머리 싹둑 짤라내고
냄새나는 약도 바르고...지글보글, 지글보글...
그냥, 내 머리는 미용사 손에 맡기고
난, 우아하고~~~ 아주아주 고상하게~~~~
한 다리 꼬고 앉아 열심히 독서중...

하리수가 어떻고, 부부싸움이 저떻고,
사건이 어쩌구, 저쩌구...
잡지속에 있는 연예인의 신변잡기와,
말이 될것같지 않는 가십거리들...

" 거울 한번 보세요~
" 저기~~~ 거울속 저 사람이 나예요?
" 왜요? 마음에 안 드세요?
" 아뇨~ 그냥 낯 설어서요....
" 훨~ 젊어 보이세요.
" 네에~
" 근데, 젊어서부터 머리가 세셧어요?
" 젊어서부터? 지금도 젊은데요~

잡지보며,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내 머리에 난 흰 머리가 화제.
20 대 때 부터 나기 시작한 새치가....
또, 한 20 여년을 염색을 하다보니, 이젠, 내 머리에서
염색약을 거부한다.
고름질질... 냄새 푹푹~~~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염색하지 않는 상태로, 지내는데...
늙도, 젊도 않은 나이에 머리가 하야나니...
" 손녀 키우우? 아님 손자 키우우?~
차암, 열불나는 오해도 많이 받는다.

미장원 원장과 아가씨.
아무래도 내 나이가 궁금한가 보다.
" 실례지만 지금, 연세가....?
" 에고! 에고!...무슨 연세 씩이나요.
" 네에~ 그럼 나이가...
( 우쒸!, 남의나이가 무에 그리 궁금할게 많다고...)
" 왜요? 궁금해요?...묻지마요~
" 왜요?
" 다쳐요~~~
ㅎㅎㅎㅎ
" 정말 알고 싶어요?
" 네에~
" 그럼, 지금 내가 몇살로 보이세요?
" .......

한참을 이리 저리, 알로 울로, 훑어보던, 원장과 아가씨...
" 한, 마흔.....
쉽게 말을 못하고, 내 눈치만 슬슬 본다.
무당이, 점 보러 온사람 눈치로 때려 잡듯이...
그렇게 한번 해 보시겠다?
표정 변화 전혀 없음.
" 마흔....셋?....아님....두울?
" 허걱! ( 왕따시 큰눈을 더더욱 동그랗게 뜨고 )
씩이나요?
" 그럼요?...어머, 어떡해~ 내가 실수 했나봐요...
절절매는, 원장과 아가씨... 벌건 얼굴로 날, 처다 보는데...
" 나요?...이제, 설흔 여섯인데요...
" 어떡해요~ 어떡해요~ 오마오마...미안해요...
" 흑흑흑, 괜찬아요~ 헐수없죠.
제가 원래 좀 오래 돼 보여서요...
연신, 미안해 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깔끔한, 계산 마무리...
" 수고 하셧어요~
머리, 고맙습니다.
.
.
.
.
.
뒤돌아, 나오던 난....
휘익~ 돌아보며 하는말...
" 사실은요, 제가. 마흔하고, 여덟이거든요~
ㅋㄷㅋㄷㅋㄷ

에고~ 이놈의 고무줄 나이.
사실 나도,가끔은 내 나이가 헛갈려.
그래도 난, 설흔여섯에서...멈추엇어~
내 나인...설흔여섯이야~ 아홉끗... 가보 아닌감?
그래서, 유령 아뒤도 36 이고만...
설흔여섯! 끝발한번 조~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