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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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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생일


BY tedypooh 2001-08-12

울 신랑생일은 음력 유월 육일
올해는 중복날이었슴다

울 어머니께서 울 신랑을 이 찜쪄 자실듯한 날에
낳으셨다는것도 뜨악 할 일이지만서도
해마다 이 복더위에 장보고 음식을 해야 하는 저도
할 짓이 아님다

위로 딸만 여섯을 두신 어머니께서
울 신랑을 삼십육년전에 낳으실때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 장에서
배냇저고리를 사오셨다고 합니다
그저 그런 배냇저고리지요
그땐 그 청학동 아랬마을에
우리 신랑만 그런걸 입어보았다고 합니다
에지간히도 좋으셨겠지요

그거 아직도 우리어머니가 가지고 계심다
거의 걸레수준입니다
그래도 귀한거라고 얼마나 아끼시는지...

작년에는 우리신랑 생일날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평소 울 신랑은 많이 늦는 편입니다
첨엔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만성이 되어 덤덤합니다

작년 울신랑생일날,성록이가
7개월정도 였습니다
집공사는 하기전이었구요

그날도 저는 애기둘과 큰방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술한잔하고 늦을꺼라더군요

새벽에 3시쯤 뭔가가 쿵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 신랑이 오는줄알았지요
근데 열쇠여는소리도 안나고 아무도 안올라오더군요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여기고 다시 잠을 청했지요
12시 넘어까지 음식준비를하느라 힘들었거든요

6시쯤 생일밥을 앉히려고 나왔는데
누가 현관문을 두드립니다

열어보니 신랑인데
몰골이 형편없더군요
얼마나 놀랬던지...

아프다고 우는소리를 하길래
겨우 눕혀놓고 봤더니
발목이 퉁퉁 부었습니다
발목을 삐었나보다했지요
그전에 한번 삔적이 있었거든요

아프다고 하는사람을 사리돈먹여서
겨우 진정시키고 밥하고 미역국 끓이고
가서 치자를 사와서 우리고 밀가루를 반죽해 붙였지요

본인은 술이 떡이되어 아픈줄도 모르고 자더군요
얼마나 한심했던지

오후가 되어서 겨우 깨어나더니
새벽에 쿵 소리가 자기였답니다
쿵하면서 넘어져 다리를 다쳤는데
얼마나 아픈지 소리도 못지르고
정신을 놓을뻔했다는군요
그리고는 겨우겨우 올라온거랍니다
으 소름끼쳐!

깨어난 신랑을 대충 먹이고
둘이 병원에 가려고 나왔습니다

정말 못걷더군요
근데 왜 웃음이 실실 나는지
둘이서 웃으면서 아파하면서 겨우겨우
동네를 내려갔습니다

첨에 발삐었을때 나는 정형외과에 가라고 했지만
신랑이 한의원에서 피를 빼고 왔으므로
이번에도 한의원으로 갔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침을 맞는데
아파서 눈물이 날지경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곤 집에가서 또 치자 떡을 붙이고
(안한다는걸 억지로 )재웠습니다

담날,정형외과에 사진 찍으러 갔습니다
의사가 복숭아뼉다구가 뿌사졌다더군요
말이 어마무지하게 무식하죠
입원을 권해서
일주일 입원했습니다
그러고도 한달이나 기브스를 해가지고
더운데 운전하고 일하고 그랬지요

뼈가 부서진줄도 모르는 본인이나
그걸 하루묵히고 담날에 병원에 데려가는 저나
어찌나 한심한지

참 생일 오지게도 치렀죠
삼복더위에 진짜 고생했죠
넘 길군!
올해건 새로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