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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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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벌써?


BY cosmos03 2001-07-14


이 나이에 벌써?

하도 어처구니 없고 황당해서, 또 몇마디 해 본다.
매월 세때주 토요일은 상조계하는날....
애사때 봉투보다 몸으로 봉사하는 모임이다.
항시 애 아빠가 그 집앞까지 태워다 주었는데, 어젠 차가 고장났다고,
택시타고 가라한다.
택시라니? 여기서 거기까지 적어도 7000원은 나오는데.....
남편말을 무시하고, 600원 짜리 버스를 탓다.
다행히, 그 아파트까진 잘 찾아 갔는데, 그 다음이 문제....
도데체 몇호인지 알수가 없는거다.
소변은 왜 그리 급하던지.....
원래도 소변횟수가 잦고 (하루 20~30번정도) 그걸루 인해 병원 입원도
해서 여러가지 검사도 햇지만... 원인불명/
가끔씩 너무 급한날은 실례도 하면서......(웃지 마세요, 전 심각)

그냥 대충 생각나는대로, 에레베이터를 타고 14층까지 갔고,
아무리 벨을 눌러도 소식이 없다.
아/ 아닌가 보다. 내려가 전화해야지........
그리고 다시 내려와, 전화를하니.... 대뜸 한다는소리가.
미?냐? 도데체 몇년씩을 다닌 집인데........
몇동 몇호구 11층이야, 요번엔 잘 찾아와.
알았어. 알앗으니 얼른 화장실 문이나 열어놔.
급히 전화를 끈고, 헐레벌떡 다시 찾아간곳은, 옆동 11층.

죄송과 미안을 반복하며, 에레베터를 탓는데.....
잘 버텨주던 이놈의 소변이, 이젠 문제....
더는 참을수가 없어그냥 바닥에 할수 잇는 힘은 몽땅주고,
쪼그려 앉아 있는데....... 정말 미친다는 말이 실감나고........
나중엔 머리까지 뽀개지게 아프고, 온 몸에 사지가 얼어붙는듯.......
1층까지 내려와. 문은 열리고,...... 겨우겨우 내리고 보니.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있었다.
그렇게도, 갈증도 참고, 외출 세시간전부터 물 한모금 안 마셧는데.....
왜 이래? 왜 이래?

다시금 전화를 하니.........
친군 너무너무 한심해 한다.
너 낮술 먹었냐며.... 울고싶엇다. 아니 어느새 눈물이 나오고.
난 그냥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잇었고, 겨우 진정은 또 됐는데.
도데체 그눔의 방향감각 까지 잊은 모양이다.
아무 생각도 안나고, 머리속은 텅 비어버리고....
내가 치매인가? 벌써? ...이 나이에?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왜?........
어려선 그렇게도 기억력 좋다고, 어쩜 , 총기가 그리 좋으냐고........
신동 소리 까지 듣고 큰 나인데.........
몇동이랬지? 몇호랬지?...... 다시또 전화하긴 자신없고......
얼마를 거기 그곳에 있었나.... 결국은 친구가찾아 내려오고,
길 잃은 아이가 엄마를 만난듯, 난 너무도 반가워.......
이 노무 지저바야 좀 빨리좀 오지..........

내가 왜 이리도 한심한지.... 내가 내게 왜 이리 부끄럽고, 창피하던지....
그래도 다행히 속옷만 적시고 겉옷은 괜찬아 친구에게 속옷얻어 입고,
집으로 오는 버스 속에서, 구구단도 외워보고, 가족들 행사,
그리고 아는집 전화번호......... 암튼 외울수 잇는건 모다 외우다 보니
나중엔 내가 이걸 왜 외우고 잇나?
그게 또 생각이 안나고........

하긴, 여자로서의 생리도 벌써부터 들락 달락.....
하얗게 변해버린 검던 내 머리, 25도 안입던 허리가, 지금은...
휴~우.... 늘어진 뱃살과,가느러지는 다리.........
넘넘 괴롭다.
그래도 몸이야 변한다 지만, 내 지능은, 정신연령은 말이다.
어찌해야 되나? 병원에 가서 치료라도 받아봐야 하나?
아님..... 정신병원? 것두 아님 그냥 이대로 체념?
오만가지 복잡한 생각이 다 나고, 그냥 마냥 슬프기만 하다.
이러니, 울 딸이 날 창피하게 여기고, 늙엇다 구박하는거 아닐까?

god노랠 신나게 따라부르니, 소리를 꽥 지른다.
기분 나쁘다며, 왜, 트로트로 부르냐고....
그래서, 알앗어 이노무 지저바야, 안하면 되잔아.
그렇게 말해놓구, 그걸또, 깜빡하고........
잘가~`~ 행복해~~~~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

에그 치매여, 울 엄마 벌써 치매왓어.
딸 아이의 혼자 소리에, 난 또 슬퍼진다.
이 나이에 벌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