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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사는 남편일기5


BY 쥐뿔 2001-07-11



엉엉~~~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방금전.. 엠이 저에게 전활 걸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집에 들오지맛!!"
하고 전활 끊었습니다...

연유인즉슨...

저와 엠의 귀여운 딸.. 누리가 어제도.. 그리고 그제도 잠 한숨 자지않고... 하루종일 저희 부부를 못살게 괴롭혔습죠..

그래서... 엠의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와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누리는 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점심 시간 제가 점심을 먹으러 집에 들어가자 누리는 바리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심 설거지를 하고... 잠든 누리를 보더니. 엠은 포악해졌습니다..

"아닛... 내가 볼 때는 죽어라고 안자더니.. 지 아빠가 오니까.. 지 아빠 편하게 할려고 잠을 자? 에잇... 그냥 두고볼수 없다.. 깨라.. 깨...어섯!"
하고 애를 마구 흔들어 깨우는 겁니다..

그렇다고 누리가 깰까요?
아닙니다..
누리는 저를 닮아 고집이 있는 아입니다..

맞아 죽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제가 누리에게 준.. 최상의 선물이라고 할수 있습죠...

누리는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고도 깨지 않더군요..
엠은.. 간지럽히기.. 시끄러운 멜로디 완구 옆에서 틀기. 몸 흔들기.. 등등을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알 쉬다가 다시 일하러 왔습니다..

그리고 누리의 수면으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한 엠은 상냥하고 미소까지 머금은.. 바로.. 그 모나리자의 그 표정으로 저를 배웅해 주었습니다...

"짓뿔! 이따 마치고 빨리 와아~~~~~~"
하고 말이죠...

그런데.. 30분도 안되어 전화가 온 것입니다..
사무실로...

"방금전에.. 전화한 넘 누구얏?"
방금전.. 사무실로 회사일로 누군가가 전화를 했었죠..

"응.. 그냥.. 일 때문에..."

"그 넘이.. 니 행폰으로 전화했어.. 그리고 그 땜에.. 누리 깼어... 어떡할래? 니가 책임져! 니가 행폰 두고가서 일이 일케됐어... 그래서 내가 니 행폰 던져서 박살냈다.. 넌 이제 집에도 들오지맛!"

엉엉엉~~~

전 이제 집에 들가면 죽습니다...
하지만.. 집에 안 들가거나.. 늦게 들가면.. 더 죽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퇴라도 하고 일찍 집에 가서 누리를 봐야할까봅니다...

엉엉엉~~
행폰은 꼭 챙겨다닙시다.. 갓난쟁이 아빠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