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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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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순디기


BY cosmos03 2001-07-11

디기 디기 순디기

내 이름은 순디기다.
정확히는 순덕 이지만...날 순덕으로 불러주는 사람덜은 그리 많지 않앗다.... 순디기 아부지, 순디기 엄마..........
그, 하고 많은 이름중에. 순덕이가 뭐람?
부모님 설명을 듣자면, 어려서 하도 순하고, 복스러워 순덕이라고
햇다지만.... 그 말도 사실은 아니지 싶다.
내가 생각해도 난 절대로, 순하지도 않고, 오히려 사납다는 말을 듣고
성장한 기억뿐....지독히도 극성맞고 쌈대장에... 말썽꾸러기...........
암튼 난, 오늘 내 이름 순디기를 알리고 싶어 안달이다.
어려선, 이름땜에 별명도, 순대국이엇다.
왜 그리도 그누무 별명이 듣기 싫던지........
아/ 참 맞다. 그러고 보니, 울 아부진 날 순둑이로 부르신거 같다.
순둑이건, 순디기건 간에......... 그 이름 말고 예쁘고, 세련된 이름들이
얼마나 많으냐 말이다.
티 브이를 보아도 내 이름은, 결코, 좋은 배역으로 나오는 법이 없다.
맡아 놓고 맡는 배역이, 가정부............ 아주 정해져 있다.
그것도 자주는 아니고, 어쩌다 나올라 치면 말이다.
또 한가지, 불려지는것은.... 바로, 개 땡칠이 말이다.
조금은 우아하고, 조금은 고상하고...
세상에 부르기도, 듣기도 좋은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학창시절엔, 그 이름이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내가 내 이름을 지어서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불러주길 바랫고....
그때, 아마도 유경이라고 햇지?....... 그땐 또, 그런게 유행이엇고....
울 엄마한테, 그리고 아버지께 내 이름 순디기가 아니고, 유경으로 불러 달라고 말 햇다가.... 허벌나게 혼나불고.....순디가, 순덕아, 순덕씨....
답이 안나온다.
컴을 알고, 쳇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한 친구를 알게 됫다.물론, 사이버에서지만.........그 친구와 멜을 주고 받고 햇는데.........
이 친구가 어느날은, 내 이름 순덕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는데...
어려서 자기집에 가정부를 두엇단다.
그 가정부 이름이 순덕이고........ 그 가정부 순덕인, 주인집 되령을
짝사랑 한거고........그 쥔 되령은 그 가정부를 무던히도 두들겨 팻다는
그런 얘기들을 하며, 아마도, 순덕이 또래쯤 되엇을 거랜다.
그런데... 그 멜을 읽어본 그 순간.... 기분이 묘 해진다.
글쎄 뭐 랄까?......... 암튼 뭐라 꼬집을순 없엇지만...
하루종일 구름많은 흐린 기분이엇고....다시금 또 내 이름 순덕이에 대한
서러움?..창피함?.... 자존심 까지 상해지고.........
열불나서................돌아가신 부모님껜 원망할수 없고, 큰 오라버니께
전화해서는........ 오빠/ 왜 내이름을 순덕이라고 햇대?
그 예쁘고 예쁜 이름중에서?........에구. 증말 속 상해요.
포악떠는 철없는 누이 동생을 오빤 다독이며 한 말씀하신다.
얘가 무슨 소리야?...이봐 동생.... 그 이름이 어때서?
얼마나 토속적이고...정감가는 이름인데... 뭔 쓸다리 없는소리야?
토속적이라고?...정감간다고?........
하긴 뭐어 오라버니께 따따부따 하는 내가 바보지만 서두.........
그냥...내 이름 순디기가 갑자기 생각나서..함번 또 끄적여 봤다.

그래도 내 이름 순디기... 이젠 사랑해야쥐.. 고만 구박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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