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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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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어딨는겨~~ (전편)


BY 올리비아 2001-07-11

음...
제가 15년전의 결혼식 이야기를 두편에 나누어서
부끄럽게 써볼까 합니다..

혹 미혼이신 분이 계시다면 저의 미숙한
결혼식이야기를 보고 보완점 연구하셔서 실수(?)없는 결혼식
잘 치르시길 바라는 마음이고여..^^

그리고 또한 우리 나이의 연배에 계신 기혼분들은
저와 함께 그동안 잠시 잊고 살았던 결혼식을 떠올리며
함께 추억여행 다녀오시져..^^

85년 10월26일-

햇빛이 애써 따사로우려고 애쓰는듯한 늦가을..
청량리역 부근에 있는 맘모스호텔 예식장.
지영이는 아침 일찍 신부화장에 분주하다..

여자가 평생에 한번 아름답게 보여야할
의무아닌 의무감에 내자신도 설레이는 결혼식날..

신부 마사지를 얼마간 받아 그나마 좋지않은 피부에
영양도 주고 트러블도 애써 없애가면서 가꾼피부에
지영은 그날 신부화장을 하기위해 자리에 누웠다.

"신부님 어떤스타일의 화장을 원하세여?"
(무슨소리람..전문가가 알아서 해주는거지 그걸
내게 묻다니..)
" 네? ..^^"
"화장을 잘하실것 같아보이는데 혹시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든지여.."
(보는눈은있군..ㅋㅋ사실 난 화장에 일가견이
있다.그얘긴 생략키로 하고..)

" ㅎㅎ 알아서 해주세요.."
"음..그럼 좀 환하게 해드릴께여."
(환하게라는 말이좀 석연치는 않았지만 신부화장이기에..)
"그러세여.."

그리곤 곧 내 얼굴위는 그녀의 손길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또다른 변신의 기대를 걸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끝났습니다..^^"
"네..수고하셨어여.."
난 지루한 화장을 받고 비스듬히 일어나 거울을 본순간!!

헉..오마이갓 이었다..
저 얼굴이 나란말인가..

얼굴은 백짓장이요..눈화장은 원펀치 맞은것마냥 시퍼렇고
입술은 마치 쥐잡아먹은 입마냥 빨간 립스틱이
나를 순간 경악케했다..
(흠마야..화장이 이게 뭐야..이를 어쩌나..정말 맘에 안든다...)

사실 그당시 신부화장이 요즘처럼
세련되진 않았지만 빨간색은 정말 싫었다..
피서갈때나 바르는 립스틱을 결혼식때 바를줄이야..

실망스런 나의 표정에 눈치빠른 그녀가 묻는다.
"왜그러세여..어디 맘에 안드시는데라도?.."
"음.....아니.. 됐어여.."(이미 엎지러진물 아니던가..)

난 그녈 내보내고 거울을 보며 입술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참으로 신기하다..어찌나 지우기가 힘들던지..

페인트를 칠한것도 아닌데 우찌 그리 안지워지던지.
입술을 휴지로 침발라가며 어찌나 문질렀던지
나중엔 입술에 미열이 났다,,ㅋㅋ

간신히 애써 지운뒤 내가 가지고 있는 분홍색립스틱을
겹바르니 간신히 빨간색이 주홍색이 되었다..

동생들과 엄마는 나의 그런모습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무조건 밝고 야한걸 좋아하는 울엄마하고는 평상시에도
이견이 많았기에 우린 서로 무시한다.ㅎㅎ..

간신히 화장을 끝낸 지영이는 머리를 다듬으러 미용실의자에
앉아 난또 그녀의 가위손같은 손놀림을 감상하고 있었다.

"잠깐 눈감아보세여.."
잠시 눈을 감자 앞머리에 독한향이나는 스프레이를
치익~뿌리는마무리 소리에 눈을 뜨자 난 또 놀랐다.

"엥? 이건 뭐예여?"
"금빛나는 스프레이를 앞머리에 살짝 뿌렸어여.."
(우~ 정말 오늘 이래저래 맘에 안든다..)

친구들이 우루루 미용실로 들어온다.
"지영아..어머야 넘 예쁘다..ㅎㅎ"
"예쁘니? 난 맘에 넘 안든다.."

그나마 친구의 지극히 예의적인 인사임을 알면서도
다소 위안을 삼고 드레스까지 다 입고
난 인형처럼 대기실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때 그시간..
신랑은 당연히 예식장입구에서
손님을 맞히하고 있어야 하건만 ..ㅋㅋ

지영의 남편은 꽉막힌 시내도로위에
차안에 갇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 - - - - - - - - -

새신랑 동규는 아침일찍 일어나
때빼고 광내러 부지런히 아침목욕탕으로 향한다..

그것도 여유있게 시간을 맞추고자
집에서 일찍 일어나 예식장부근의 가까운곳으로 ..

새신랑.. 머리손질까지 마무리 다끝내고
결혼예복인 양복을 입으려고 하는 순간..

오마이갓!!..아뿔사.... - -;;;
가지고 온양복이 상의와 하의가 다르지않은가..이런..

부족한 잠에 서둘러 일어나 옷장안에 가지런히
있는 양복을 가지고 나온것이 그만
손끝의 장난인가 운명의 장난인가,
그는 엉뚱한 양복바지를 들고 나온것이다..ㅋㅋ

검정과 짙은청색은 얼핏봐도 잘 구분이 안가는봐,
당연히 양복옆에 걸려있던 바지가 한벌인줄로 알고
그는 어스름한 새벽녁에 그만 잘못들고 나온것이다..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은 아직 여유야 있지만 집에까지
다시 다녀오는데는 좀 촉박한 시간..

이리저리 시간계산을 한후 망설이다 집으로 향한다..
과천에서 청량리라...ㅎㅎ

바삐 집으로 온 동규는 옷을 다시 재빠르게 찾아 입고,
서둘러 차에 올라 운전대를 다시 잡는다...

주말이라 차의 움직임들은 신랑의 급한성질과는 달리
태평하고 유유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답답한 동규.. 때마침 교통경찰을 만나 차에서 내린다..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자기는 곧 1시에 결혼식을 치를
신랑인데 시간이 늦어서 그러니 안내좀 해달라고..ㅋㅋ

그러자 동규는 백차의 안내로
이리저리 선택된차가 되어 그나마 뚫린 길을 갈수 있었건만..
(민중의 지팡이라는말 틀린말은 아닌듯싶다..^^)

한동안 잘 달리는듯 싶더니 예식장 부근에
거의 다다르자.. 차가 꿈쩍을 안한다..

주말에 한참 러시아워인 그시간에 백화점앞
시내 한복판의 차들은 그런 속타는 신랑의 맘에도
아랑곳않고 그저 묵묵히 서있었다...

백차인들 막혀 서있는차를 어찌하겠는가..
진퇴양난인 동규는 차에서 내려 경찰에게 다시 부탁을 하게된다.

차를 세워놓고 갈테니 주차를 부탁하노라고,,
그리곤 동규는 길에다 차를 세워둔채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기 시작한다..ㅎㅎ

생각을 해보라..

곧 결혼을 할 새신랑이 양복차림으로
시내도로를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리고 있는 모습을..^^

그런것도 모르고 신부는 태평히 대기실에
앉아 친구들과 친척들과 사진후레쉬를
터트리며 웃고 이야기나 나누고 앉아 있었으니...

"지영씨~~ 신랑 어딨는겨~~"

짖궂은 남편친구들은 사투리까지 써가면서 장난끼어린 말로
빼꼼히 열려있는 신부대기실에 와서 말을 건넨다..
"찾아보세여.."

장난치는줄로만 알고 신부 여유만만..

"어이구~ 신랑을 어디다 놓고 다니는겨~~"
"음..신랑없음 정훈씨가 대신 입장하면 되겠네.."
"우와...정말? ...알았어여.ㅋㅋ 얘들아 너희들 들었지?
내가 입장하는겨..지영씨 딴말하기 없기여..."

신부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여유있는 농담으로 남편의 짖궂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한바탕 웃었다..(이렇게 웃어서 딸만 낳았나봐여ㅎㅎ..)

다행히도 신랑은 예식 시작하기 몇분전에
간신히 도착했고, 허겁지겁온 신랑의 가슴에
주인잃은 꽃이 주인을 찾아 가슴에 달게되었고,
그렇게 숨가쁜 신랑입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깥상황을 전혀 모르는 지영..
곧 시작할 예식준비에 대기실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리곤 좀후에..

내가 앉아있는 신부 대기실에
아담하게 생긴 또다른 아름다운 신부가
내가있는 대기실로 들어왔다....

- - - - 후편계속-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