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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아줌마의 면허증따기


BY jerone나나 2001-06-04

-나나의 면허증따기-

78년도 쯤 이야기입니다. 스믈여??살 아이둘딸린 보통아줌마, 면허증따기에 도전했습니다.
s자동차학원에서 열심히 운전을 배웠습니다. 실기시간은 언제나 짧기만 했지만, 조그만 키하나로 복잡한 엔진이 작동하고 핸들을 돌리는 방향으로 차가 움직여 앞으로 뒤로 가기도하니 참 신기하고 놀라운 기계였습니다. 마치 소녀적에 자전거배우던 기분이였습니다...자동차학원은 그렇게 재미있는 곳이였습니다.
금방 시험장에 가도 합격은 맡아논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운명의 시험날.
한남동 면허시험장, 아침일찍 도착해 가뿐하게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길~게 늘어선 줄 뒤에서서 기능시험을 기다립니다. 긴장한 나머지 화장실에 가고 또가면서 앞 뒤 사람에게 여기가 내자리임을 거듭확인시키고, 1시간30분쯤 서서 가슴 두근두근하며 벌써 화장실에만 5번다녀왔습니다다.

일사천리로 코스를 돌고 주행까지가서 옆좌석에는 경찰관, 뒷좌석에는 조교가 탔던가,,, 아니면 경찰관과 조교가 바꿔탔던가,,, 지금은 기억도 희미하지만, 아무튼 무지 떨었던 것만은 사실이였습니다.

시험차에 앉았습니다. 출발을 시도했지만 차가 앞으로 가지를 않았습니다. 이상하게도 학원에서는 내말을 그렇게 잘 들었는데 오늘은 왜이러지.. 무슨 고장난찬가... 여러번 시동키를 다시 돌렸다가 그만 차에서 내리라는 경찰관의 명령과함께 불.합.격!!! 그 이유는 내앞에 시험친 사람이 낙방하면서 조교가 차를 쌩~몰고와 출발선에다 놓을 때 핸드브레이크를 꽉!채워논 까닭이였습니다.
나는 그때까지 한번도 핸드브레이크를 만져보지 못했으니 그 작대기는 내가 만지는 물건이 아닌줄만 알았습니다, 항상 풀려있는 차만 연습했으니까요... 흑흑!

15일후 두 번째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언덕출발에서 시동이 꺼져 차가 뒤로 주르르~~ 미끌어져 두번째 시험에서 미끌어지면서 낙방신드롬은 나를 슬슬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면허시험쯤은 단번에 합격할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자신만만 했습니다.
교회에서 목사님이 새벽기도 나오라하시면 '면허증 따야하는데 학원다니느라 피곤합니다' 수요 저녁예배 나오라하시면 '요즘 운전학원 다녀서 시간이 없어요'
목사님이 기도하고 면허시험 보러가라 하시면 '이렇게 쉬운걸 무슨 기도해요, 요건 스스로도 할수있어요' 했습니다.

그때는 학과(구조+법령)시험을 한번 합격하면 기능시험을 접수할 수있고 기능에 낙방하면 15일후에 다시 기능시험 한번 더 칠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 연거퍼 낙방하면 다시 첨부터 다시 시작해야했습니다.

2-3번 연속 낙방을 하니 운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존경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전에는 너나나나 아무나 다~ 하는게 운전이라 생각했으니 얼마나 교만했던지,,, 회개하며 반성하며 소금에 푹 절은 배추모양으로 목사님을 찾아갔습니다.

나: '목사님 오늘 면허시험 날인데요, 기도해주세요. 그리고 사모님은 아이들 좀 맡아주세요'
세 살, 네 살짜리 아이 둘을 교회사택에 맡기고 목사님은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하십니다.

목사님: '하나님 아버지 박집사를 사랑하시고 손과발에 능력주시고 붙잡아 주셔서 오늘 면허시험 꼭 합격하게 해줏~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믿!씀니다. 아~멘!'

다소 편안해진 마음으로 시험장에 갔습니다. 기도하고 왔으니 반드시 이룰줄을 믿사옵고,,,
이번에는 멀리가지도 못하고 크랭크 첫 번째 꺽기에서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번엔 T코스, 운좋게 코스를 벗어나면 어김없이 언덕출발에서 시동이 꺼지곤 했습니다.

시험장에 갈때마다 목사님은 기도해주셨습니다. '하나님~ 오늘 박집사를 지켜주시고 면허시험 합격하게 해 줏씨옵소서... 아멘~!' 사모님은 아이들을 맡아서 봐주셨는데 나는 그 보람도 수고도 아랑곳없이 자꾸만 떨어지를 밥먹듯이 했습니다.

어느 하루는 큰아이는 동네아이랑 놀라하고 딸래미는 손잡고 면허시험장에 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언덕출발에서 그만 떨어져버렸지요. 시험장 옆에서서 지켜보고 있던 딸아기 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만 눈물이 쏟아져 앙~~~~~! 하고 울어버렸습니다.

딸: ' 엄마~ 울지마~~ 또떨어졌구나~, 나중에 또 보면 되지머 울지마 엄마~~'
그러니 더 슬펐습니다 시험장에서 그만 앙~~~앙~~~ 소리내서 울어버렸습니다.

어떤조교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조교: '아주머니 이민가세요? 면허증 꼭 따야돼요?'
나: '예. 나 면허증 꼭 따야된단 말예요'
조교: '그럼 그냥 가지마시고요~ 저~기 식당에 가서 좀만 기다려보셔요'

잠시후 식당에서 만난 그 사람은 친절을 베풀며 이야기해 줬습니다
조교: '아주머니처럼 그렇게해서 면허증 따려면 멀었어요. 급하면 그냥 그날 접수하고 나오기만하시고 돈만 좀 내세요. X만원입니다'

나: '예? 그래요... 생각해 보겠습니다'
조교: '아주머니는 주행까지 왔으니 그렇지 필기부터 떨어지면 X십만원줘야해요'

나는 입이 따악 벌어졌습니다
학원에서 주행연습 한시간에 8천원인데 그돈있으면 10시간 연습할 수가 있어, 난 딱 2시간만 전용으로 연습해도 떨어지진 않겠다... 아흐.... 분해! 그만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습니다.

원서를 사서 한번 시험칠 때마다 증지를 두장씩 부치는데, 칸이 왜 이렇게 열 몇개씩이나 있나.. 의아했지만 자꾸 떨어져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난 그 많은 칸을 불그죽죽한 증지로 끝까지 도배를 하고도 면허증을 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포기했습니다

내가 면허증따고 차를 몰고 다니는건 하나님이 허락하시지를 않으시는구나...
그냥 이대로 사는게 유익한건가... 스스로 자위하며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그후 10년,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해야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마침 우리교회에 중고차를 취급하는 집사님이 있어서 그이야기를 했습니다.
면허증 따면 중고차를 사겠다했습니다.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필기시험은 합격할 수있으니 주행연습만 시켜달라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새벽마다 그분은 차를 몰고 우리집에와서 '빵' 크락션으로 싸인을하고 나는 곧 달려나가 핸들을 잡고 새벽길에 나갔습니다.
구파발-통일로로 나가 임진각까지 다녀오기를 날마다 같은차는 한번도 못타봤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날마다 다른차를 취급하는 중고차장사였으니까 그랬지요.

어떤날은 로얄프린스, 어떤날은 스리쿼터 짐차, 또 어떤날은 봉고승합차를.... 따라서 기어가 핸들에 붙었다 사이드에 붙었다했지만 난 그 여러 가지 차종을 다 섭렵하고 면허시험을 치러갔습니다.

10년에 강산도 변한다더니 예전에 한남동에서 2시간씩 줄서야했던 그 시험장이 없어지고 동네마다 각각 시험장이 생겼나봅니다.
강서면허시험장에서 단번에 위풍당당 면허시험 합격을하고 면허증교부받는 바로 그순간부터 차를 몰고 길로나왔습니다.

도로님 죄송합니다~~~ . 무면허로 임진각 새벽길 다닌거 용서해주세요~~~~.
봉고차로 돌아올때는 버스정거장에 출근시민 한차가득도 공짜로 태워줬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위험천만 미안한 일입니다. 왕초보에 무면허운전이니 혹시 불신검문에라도 걸리는 날이면 꼼짝없이 영창에 갈 일이였지요.

지금도 면허시험에 단번에 합격했다는 사람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지난주 우리교회에서 전주희자매[21세]는 1종면허증을 단번에 땄답니다.
우와~! 감탄하면서 새삼 나의 미련한 면허증전쟁이 생각나서 글로 써올리겠다 약속했습니다.

주희씨~! 축하해요, 조심운전 안전운전하세요~~~!

요즘에는 집집마다 자가용에 골목마다 넘치고 흔한것이 자가용이니 만져볼 기회도 많지요.

그래도 무면허는 안됩니다, 면허증 따기전에 도로주행하지 맙시다.

충분한 연습만이 합격의 지름길입니다.

벅수아줌마 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