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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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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넘어


BY 프리즘 2001-05-31


오늘새벽, 난 지옥표를 예매하고 막 입장할려는 순간을 맞았었다.

새벽고속도로를 내달려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도시고속도로 부둣길의

커브를 틀었을때 소나 타고다니는 차 한대가 앞뒤 범퍼가 찌그러진채

고가도로의 한가운데 가로로 서있었다.

고무타는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급정거를 하고 비상등을 켜놓고 살펴보니

차안에 사람도 없었다.

핏자국 역시 없는걸 보니 밑에 깔린건 아닌것 같고....

필시 술퍼먹고 과속하다 혼자 처박고선 으메뜨거라! 싶어 냅다 도망간게

분명하다.



뒤쪽으로 차들은 계속 돌진해오고 사고차량에 너무 바짝 붙어있었기에

후진할 기회를 못찾아 덤벙대고 있을때...후....

택시한대가 과속도 아닌 광속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택시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뒤돌아보는 내 얼굴이 아주잠깐 비춰지는

찰나의 순간, 정말 수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지금 죽으면....누가 울어줄까....'

'내 보험금이 얼마쯤 되더라?'

'헉......쉬마려운데...'

'화장이 좋을까, 순장이 좋을까?'

'졸라 아플거야....'

'깔끔하게 죽어질까?'

'아냐아냐. 그래도 살아있는게 훨 낫지'





저 위에 적어놓은 것보다 한 열배쯤 더 많은 생각을 했다.

기껏해야 0.5초.....

그 광속택시는 내 차를 발견하곤 바로 가드레일에 몸을맡겨 -_-

지 혼자만 박살났다.

내 뒷범퍼와 10센티정도 간격으로 서있는 조수석 개박살난 광속택시와,

내 앞범퍼와 30센티 간격으로 널부러져 있는 뺀질이 쏘나타....

후~

우째우째 그 현장을 빠져나와 지금 이 글을 쓰고있지만,

살아간다는 것이 이다지도 허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욕만 나온다.




....확! 혀깨물어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