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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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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의 긴 여운


BY nataraj 2001-05-31


큰 기대 없이 먹어본 음식, 본 영화, 읽은 책... 이런 것들은 항상

긴 여운을 남긴다. 물론 예상 보다 좋았을 때의 경우이다.

영화 '번지점프...'가 그랬다.

처음엔 그저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겠거니 했다.

영화 전반부는 그런가 싶더니... 그건 환생을 본격적으로 말하기 위한

전제에 불과했다.

영혼의 문제, 환생의 문제... 이런 이갸길 다룬 영화는 적지않지만

확실히 '번지'에는 은은하게 배어들어가는 향내가 있다.

처음과 마지막 영상, 뉴질랜드 인지 영월 동강쯤인진 몰라도

영혼이 자연을 비행하듯 스치는 그 대목이 너무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 보다, 환생의 대상이 이성 이 아닌 동성 으로

설정됐다는 면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빛난다.

환생과 동성애의 문제를 함께 뛰어넘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뜻밖의 월척이다. 남자 제자로 환생한 사랑의 분신과 함께

영혼과 현실을 함께 극복해내야하는 주인공. 그의 번민, 그를 향한

모욕!

그리고 언제부턴가 자신의 표정을 그려내기 보다 거울처럼

투명해진 얼굴로 말하는 이병헌의 연기, 자신을 잊은... 그래서

상대의 리액션이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들여다보이는 그 연기 속에

'번지'는 어디든 날아가고 어디든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영혼의 투명함을 그대로 내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