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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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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출산기


BY 호반 2001-05-29

"오빠 나오늘 애낳으러 갈것같아 "
출근준비를 하는 남편을 보며 나는 며칠째 하던말을 또 하고 있었다
엄마 아빠의 기다림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녀석은 예정일 10일이 지나도록 나올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의약분업으로인해 병원이 휴진이 잦던때라 내심 걱정이 되었다
담당의가 출산 10일전 " 배아파지면 와요. 혹시 병원이 휴진이래도 응급실 있으니까 "
언제 출산하러 오냐는 나의 질문에 의사는 웃으며 그냥 배아프면 오라고 무심히 대답했다.
주변의 둘째출산을 앞두고 있는 친구들로부터 실감나도록 출산의 과정을 듣고 있던터라 걱정도 되어있었지만 그네들이 말하듯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는 경험이 없어 오히려 담담했다.
단지 빨리 우리아기를 만나고 싶을뿐 매일 배를쓰다듬으며 " 아가야 언제나오려하니 빨리 만나고 싶다"
그날아침은 아무런 출산의 징조가 없었어도 꼭 오늘 아이를 낳을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신랑이 출근하고 얼마후 조금씩 배가 아픈듯 했지만 경미해서 " 이정도는 아닐거야 엄청아프다는데 .. 더 참아봐야지 "
출산후 집안일이 걱정되어 난 더아프기전에 일해놓는다고 열심히 청소며 빨래를 하고 진통간격을 기다렸다
진통은 10분 간격으로 오는데.. 더 아파야 할것같은데 "
아픈것 같아 애 낳으러 가도 아직 때가 안돼면 의사가 돌려보낸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 더 참아 보기로 했다.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 어쨌든 예정일을 넘겼으니 가보자"
여유있게 짐챙기고 택시타고 병원에서 예약하고 진찰기다림
" 많이 진행됐어요 분말실로 가세요 "
의사말이 끝나자 갑자기 본격적 진통이 시작되었다.
소리질러도 아프고 울어도 아픈것 마찬가지니 의연히 참자하던 평소 다짐과는 관계없이 저절로 터지는 비명에 살려달라는 애원에 ..
곧 죽을것만 같은 아픔에 형님손을잡고 " 형님 언제쯤이면 낳을까요? "
" 동서 11시쯤 병원왔지? 내경험상 6시는 돼야할거야 "
당장 1분도 못참겠는데 이제겨우 1시30분인데 .. 앞이 캄캄해지는것 같았다
두시쯤 형님가시고 내마음을 아기도 알았는지 아기가 세상밖으로 열심히 탈출을 시도했다
대기실에서 바로 분만실로 이동 평소 tv에서 듣던 힘주세요 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열심히!
"지금 힘 더안주면 아기도 위험하고 산모한테도 안좋아요 "
의사의 말에 당장 아기가 어떻게 될것같아 마지막 힘을쏟으니 내 정신없는사이 아이는 벌써 세상밖으로 나왔나보다.
그와중에도 나는 아이낳으면 꼭 해봐야지 했던말 " 우리아이 다 괜찮지요 " 제법 드라마틱하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간호원은 시큰둥 그래요 말하고는 아이를 안고 나가버린다.
아이를 낳자마자 날아갈것같은 내마음과 내몸 바로 걸어서 화장실이며 병원을 돌아다니고 미역국 한그릇을 뚝딱 비우고 아이볼 시간을 기다렸다.
신생아실 유리창에 이름쓴 종이를 들이밀며 우리아기 보기를 기다렸는데 왜이리 우리아기는 안보여 주는지.. 설레는 맘 반 조바심 반 아기를 기다렸다.
신생아실 앞쪽에 하얗고 방실웃는 아기들을 보며 우리아기를 상상하는데 뒷편 작은방에서 아주 조그맣고 빨간 아기를 데려온다 우리이쁜딸
그런데 왜 뒤에있는 방에서 데려오지? 엄마맘에 아기걱정이 앞선다
낳을때 의사말도 걸리고... 인큐베이터에 있었나? 싶고
하하.. 엄마의 걱정이 오바를 했네
오늘낳은 아기는 모두 뒤편에 있고 앞쪽아기들은 모두 2-3일 된 아기란다.
집으로 가면 하루종일 볼수있는 아기건만 돌아서면 왜이리 보고싶던지 아기와 퇴원할 날이 너무 기다려 졌다
이제 우리딸 7개월이 넘었다.
엄마에게 너무나 많은 행복과 자랑을 주는 우리아기 잠든얼굴을 보며 아프지만 행복했던 그날을 회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