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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69 - 야쿠자 아내서 변호사변신 "오히라" 교육지침서 불티


BY 닭호스 2001-05-28



야쿠자 아내에서 변호사로 변신하기까지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 화제를 모았던 일본의 오히라 미쓰요(大平光代·35)가 최근 어머니를 위한 교육 지침서(사진)를 펴냈다.


지난해 2월 출판한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남아’란 책은 지난주까지 203만부가 팔렸으며 이번에 내놓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란 책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신간은 지난해 6월 이후 주간지 ‘여성자신’의 독자 상담란에 실린 내용을 정리한 것.


이 책에는 교육이론이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불량소녀’ 경험과 비행 청소년 전문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충고할 뿐이다. 저자는 “어머니들은 대개 ‘자식들이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자식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어머니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에게 다음의 10가지 사항을 실천해 보도록 충고했다.


①착한 아이가 되라고 강요하지 말라. 강요가 지나치면 착한 아이인 척하며 어느 새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


②자녀 편에서 생각하라. 체면에 집착하면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③집에 있을 때는 편하게 해주라. 주문이 많으면 아이들은 집을 떠난다.


④구조 신호를 놓치지 말라. 비행 청소년으로 가기 전 반드시 조짐이 있게 마련이다.


⑤배신당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자녀를 믿어라. 아이들은 부모가 건성으로 걱정해 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⑥자녀의 눈높이에서 대화하라. 아이들은 어머니가 자신의 편이 돼주길 원한다.


⑦잘못이 있다면 근본부터 고치도록 노력하라.


⑧언젠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자녀에게 제시하라.


⑨초조해 하지 말라. 괴로운 순간은 언젠가 끝난다.


⑩혼자서 고민 말라. 가능한 한 여러 사람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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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돌이 다 되어가는 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얼마 안되어서 나는 아이에게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 21세기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엄마가 되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하였고.. 나의 이러한 교육관에 남편도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어느날인가...

외가에 며칠을 가 있더니...
도리도리니..
조막조막이니...
반짝반짝이니...
바이바이니..
와 같은 한손으로 구사하는 재미난 동작들을 배워왔다...

엄마가..
"이것봐라.. 신기하지??? 너도 애를 볼려면 이런 걸 갈켜가면서 좀 봐야지.. 바보같이 밥만 먹이고 잠만 재워서야 애를 본다고 할 수 있겠니?"

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우리 부부는 엄마의 그 교육 결실속에서 참으로 기뻐하며... 매일 매순간, 아이가 외가에서 터득한 그 재롱들을 반복작업시키는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얼마후.. 아이는 다시 외가를 가더니..

짝짜꿍이라는 두 손으로 하는 재주까지도 터득해 왔다...

엄마에게 그 비법을 물었더니..
"그냥 열심히 하는거지.. 뭐..."
했다..

아이가 이렇게 무언가를 하나 둘 알아가고..
나의 말들을 이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지금..
나는...
자꾸만 애초의 나의 다짐들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과감히 노우 라고 말할 수 있었던 프뢰벨 아줌마와 다른 외국 놀잇감을 취급하시는 분들의 전화를 사사로이 넘길 수 없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는 책 제목을 생각하며....

기저귀 떼기를 못 배워서 평생 기저귀를 차고 사는 사람도 없고...

컵으로 물 마시기를 못 배워서 평생 젖병에 뭘 넣어 빨아먹는다는 사람을 본 적도 없지만...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빨대로 음료수를 쪽쪽 빨아먹는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그리고 그 아이들이 걸음마는 애즈녁에 떼고 이제는 뛰어다닌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괜히 애가 탄다...

얼른 아이가 자라서...
척하니 서울대학이라도 붙어 이 엄마의 허영을 만족시켜 주기라도 한다면.. 그제서야 한 숨을 돌리고... 편안한 숨을 내쉴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모르지..
혹시 아이가 서울대학이라도 들어간다면... 내가 뭐 장한 일이라도 한것처럼.. 거창한 이름을 단 교육지침서라는 걸 내어놓는 철없는 행동을 저지르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