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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단독을 보니


BY 연정 2001-05-28

오늘은 우리 아파트 뒷동에 사는 아줌마가 사무실을 방문했다
어디 싼짐학한 단독 하나를 보잔다
나는 전에 터미널 부근에 단독을 못팔아서 애가 달던 할머니를 생각하고
그분을 모시고 그 집으로 갔다
집은 2층으로 밖에서 보면 대단히 덩치가컸다

한 20년전에 지은 집이라 집밖의 페인트는 벗겨지고 을씨년스런 기분이 들었다
전에 나도 이런 단독에 살지 못해 안달을 부렷던 일이 있었는데
이제 오래된 단독은 아파트에 밀려 살기에 불편한 집이 되고 말았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거실벽은온통 합판으로 되어
원목색깔이 더욱 어두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안방도 작은방도 크고 화장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크다
그러나 그 큰집이 을씨년스럽다

더구나 할머니가 사는집이라
신세대처럼 인테이어 마저 안되어 있어 몇십년 묵은 살림이
온 집안에 가득하니 집을 보러 가는분도 나도 꺽정스러웠다

더구나 단독은 천정이 참 높다
그래서 겨울엔 찬바람이 불고 윗목은 고드름이 언다는 말이 맞을성싶다

방하나에 길게 유리창이 하나...벽장문이 하나 부엌으로 들어가는 문이 하나 에 천정은 높고 방은커서 훵하다
오래된 단독을 보니 부엌은 거?뒤로 들어가 음침하고 화장실도 밖으로 창문이 나있어
찬바람이 그대로 들어와 겨울에는 샤워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할정도이고
여하간 많은 조건이 빨리 팔리기 힘들게 보인다

밖으로 나가 지하실보일러를 보니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정도다
대형 기름통이 세멘으로 장독대를 만들어 줄 정도로 크고
한겨울에는 이집을 댑힐 기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둥치로 봐서는 대단히 공사비도 많이 들여 진 집같애 보이나
오랜 세월동안 쓸고 닦고 페인트를 발라 관리 를 해야 하는데
그저 바람에 비에 그대로 노출시켜 버리고 놔두어 버려
볼만 하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집을 가진 사람들이 집을 팔고 관리도 쉽고
편하고 기름이 얼마 안들어가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려고
많이 내놓았다
어떤 사람은 이런집을 내던지다시피 팔고 아파트로 가고
아파트 사는 사람은 닭장이니 토끼장이니 하여 아파트를 팔고
단독을 사서 간다고 한다

그런데 막연히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막상 그런 단독을 보여주면 아련한 갈등이 생겨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지금 단독을 집값은 치진 않고 겨우 땅값으로 계산을 하게 된다

더구나 이렇게 오래된 단독은 옥상 방수가 다 수명이 다해
방의 천장의 사방으로물이 새어들어올수가 있다

집도 사람의 생기를 받는지 모른다
사람이 벅쩍거리면서 들랑 거리면 하다못해 마당에 있는 나무마저도
싱그러움을 만발하면서 생동하는데
이미 사글어져 가는 집은 마당에 들어선 순간
담벼락에 붙어있는 담쟁이마저 말라 비틀어져 있다

마당에 심어져 잇는 많은 나무들은 무슨 귀신처럼 늘어져 있고
지하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비바람에 부식이 되어
집에 발라진 페인트은 벗겨지고 베란다는 먼지만 수북하다
오래된 단독을 보니 아무리오래된 집이라도 주인이 발랄하고 생기있어
매사에 열심이고 관리를 잘한집은 정말 이게 몇십년된 집인가 싶게
생동감이 넘친다

언젠가는 정말 시쳇말로 쓰러져가게
생긴 스레트집을방문할 일이 있었다
지대가 높아 집안 이 전혀 안보이는 집인데 겨우 스레트 지붕만이
밖에서 보이는집..

막상들어가보니 입이 벌어졌다
낡은 집의 마루는 흠사 옷칠이나 해놓은듯 빛이 나고(주인이 하도 ?M아서)
값이 전혀 나가지 않게 생긴 세간들이 너무나 주인의 손때가 묻어 자랑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집안 구석에 놓여잇는 화초도 즐거워 죽겠다는 듯
생글거리고 잇었고 천정에 매다린 스킨 다부스도 아름답게 줄줄내려 그네를 타고 있었다
사람이나 집이나 살아있는 생물은 물론 죽은 무생물마저 주인의 사랑을
느끼고 밝게 빛나고 있는것을 보면 놀라운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