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8

김치담그기...나에겐 왜 이렇게 어려울까몰러~~~


BY 셀리맘 2000-11-16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한것이 비라도 오실려나....
이비를 어디 창 밖이 탁트인 까페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감상하면서 멋진 재즈 음악도 듣고..
이러고 싶다.
내게서 떨어지지않는 어린 혹(?)들도 떼어내고...

낙엽도 하나둘 떨어지고 나면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겠지!
처음 김장을 담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결혼하기 전에 밥이나 김장등을 전혀 배우지 못하고 결혼을 했다.
아들만 줄줄이 넷을 낳다가 드뎌 바라던 딸을 가지신 부모님은 부엌일을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다.
시집가면 많이 할텐데 하시면서..

다행히 나를 끔찍히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음식을 못해도 반찬 투정도 안하고 잘도 먹어 주었다.
처음 김치를 담궈 보겠다고 요리책을 보고 다른 종이에 옮겨적은 다음 본격적인 김치를 담았다.
남편은 내가 못 미더웠는지 옆에서 코치 해 준다고 하는 것을
마다하고배추를 다듬어서 씻어 물기를 빼고 배추에 갖은 양념을 해서 잘 담궜는데..
우리 남편이랑 나랑 싸우게 된 것이었다.
배추 절이는 것을두고..
"니는 배추도 안 절구고 김치담나?"
"아이고,이양반아.
여자가 더 잘알제 어째 남자가 요리에 대해 더 잘안단 말이고?
내가 맛있게 담을 테니까 두고 보소."
그런데 갖은 양념을 한 김치가 내가 처음 담은 것 치곤 넘넘 잘 담은 것이었다.
배추도 싱싱하니 아작아작 씹히는 얼큰달콤한 그맛이라니..
하룻밤 밖에 두어야 제 맛이 날 꺼 같아 밖에 두고 흐뭇한 기분과 대견하다고 자화자찬 하면서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밥을 하고 그나마 할 줄아는 콩나물 국을 그릇에 담고..
쨔쟌!!
드뎌 내가 첨 담은 나의 예술 작품인 김치를 담으려고 김치통 개봉..
`흐미..무슨 김치가 이렇게 물이 가득하노?'
하곤 김치를 예쁜 보시기에 담아 아침상 대령하였는데..
울신랑 표정좀 보소..가뜩이나 울퉁불퉁한 얼굴에 인상이 화악 구겨지면서
"니 한번 묵어봐라.맛이 어떵가.."
"어데,어젯밤엔 맛이 쥑여줬는데...
왜 이렇게 싱겁고 아무 맛도 안나노?
아마도 양념이랑 간이 배추 속으로 다 들어 갔는갑다.
양념하고 간좀 더 쎄게 하면 되겠네!
자기야,첨이라 양념 더 하면 된다 아이가..
이따 저녁에 간 되면 묵자,알았나?"
그래서 제대로 식사는 하는둥 마는둥..
새로 양념해서 무치고..
그래도 맛이 이상해서 또양념..
그랬는데 이번엔 너무 짜고 매워서 못 먹겠는거다.
저녁에 남편에게 그대로 말하기도 챙피하고 혼날 것 같아서 그냥 다른 반찬만 주었더니물어본다 김치우예 되었냐고..
거짓말로 둘러댈 핑계가 없어서 그대로 이실직고 하였더니 픽 웃는다.
"그라면 그렇지. 니가 소금에 절이지 않고 할 때 부터 알아봤다. 남편 말이 말 같지 않재?"
그래서 투다투닥..

내가 김치를 소금에 안 절인 이유는 책을 보고 베낀 메모장에 소금 절이라고 적힌 대목을 결정적으로 빠트렸기 때문이다.


이 띨띨한 아지매가 이젠 김치 잘 담그느냐구요?
아직도 난 요리라면 도망가고 싶고 이웃 집 요리 잘하시는 아줌마가 젤로 위대해 보이곤 하답니다..
김치 담기는 아직도 나에겐 영원한 숙제이고 수수께끼이져..

그런데 우리 딸은 엄마가 이 세상에서 요리 젤 잘하고 제일 훌륭한 요리사랍니다.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