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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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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동창


BY 연정 2001-05-26

오랫만에 우연히 어디사는지 알게된 고교 동창의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운마음에 그 애의 전화번호가 알고 싶어졌다
오래만에 만난 동창
그아이는 얼마전에 남편을 여의고 이것저것을 다하면서
우유 배달과 신문돌리기를 하면서 아이둘을 기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내 반가운 생각만 하고선 얼른 전화를 하고싶은
마음에 다른 동창에게 전화를 하여 번호를 알아냈다
배달중인 친구에게 휴대폰으로 반가운 대화를 하면서
얼른 만나고 싶어 일요일에 내가 그곳으로 간다고 하자
그러자고 하고선 끊었다

그런데 밤에 전화가 왔다
우리 세월이 흐른뒤에 나중에 만나자고..

. 자신이 지금 우유를 배달하면서 사는 힘든 상황이라
아무도 만나고 싶지않다고 말했다

왜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고
나도 묻지를 않았다
그저 마음이 아프기만 하였다
정말 오랫만에 만나 남편 돌아가신 이야기를 내가먼저 꺼내놓기가
어려웠다

위로한다면서 섣불리 꺼내놓기가 힘들었다
친구시어머니가 동네 사람들이 아들 죽어 위로한다고 하는
한마디도 참 듣기 싫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번호를 가르쳐준 친구한테
분명히 왜 자기번호를 가르쳐 주었냐고한마디 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나는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졌다
아직도 친구들과는 담을 쌓고 살고 싶다고 했다

헤어진지 벌써 26년
헤어진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친구는 아직도 내가 어린 소녀로만
생각이 되는 모양이다
왜 니목소리가 그렇게 되었느냐고 한다
내가 목소리가 영 좋지 않기때문이다
학교다닐때 노래하던 니가 왜 목소리가 그렇냐는 것이다
어느덧 나는 목소리가 막걸리 소리가 되어버렸다
어디 가서도 내가 소프라노를 했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저러나 그 친구는 나는 키가 적어 앞에 앉아 있었고
그아이는 커서 뒷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우리가 어떻게 한자리에 앉아서 공부한적이 있었는지
하여간 우린 잠시 같이 앉아서 공부했는데

내가 그아이를 참 좋아했었다
그아인 마음이 넓었고 온화했고 조용했었다
그래서 무엇이든 수용하였고 시골에서 온아이라
어른스러웠다

반면에 나는 만년 소녀처럼 키크고 맘좋은 그아이에게
어리광이라도 부리는듯 하였기에
그 아이 전화 첨부터 하는말
"야 넌 애기낳았냐"?

나는 소녀같애서 애기도 낳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너무 우스웠다
" 야 우리아들 낼모래 재대한다"
"오매 그냐? 너도 시집갔구나"

친구의 가정이 즐거웠다면 우리는 얼마나 즐거운 해우를했을 것인가
하루종일 오토바이도 타지않고 5층짜리 아파트를 수도없이 걸어서
배달을 하는 친구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기보다
스스로 담을 쌓고 나를 멀리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슴아프다

여기서 나는 그저 그아이를 도와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체 할수도 없고
그저 내가 해야하는일이 구경만 해야 하는 것인지..

전화도 하지말고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것인지
그아이가 원하는 대로 우리가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어
만나야 하는 것인지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