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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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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고 볼 일이여


BY sj64 2001-05-25

엊그제 시어머니께 간만에 뗄레퐁 울렸슴다.

"날이 가무니 사람 몸도 가문갑따, 자꼬 여그도쩌그도 뿌지직거려싸코
암만해도 어디 한군데 뽀사질 모양인디..."

어째서 지가 간만에 뗄레퐁 울리는지 알것죠
날궂으며 궂은대로 욱신거리고 마르면 마른대로 뽀사질 것 같고
틀린말씀 눈 씻고 봐도 물론 없슴다.

천 지 인 삼위일체 천지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천지있거늘
시어머닌 이 며느리맨크로 청산유수 뻔지르르한 말로 요점정리만
못했을 뿐 이 얼마나 자연 그대로 설법이며 민간요법식 사전적 풀이인지 감탄과 경이를 표하는 밥니다.

그러나 이 설법뒤에 묘한 낌새를 파악치 않으면
쪼께 골란 (골이 혼란스럼)해 지는것이 탈이여

처방전은 이미 내려져쓰니
처방약을 써야한다 이 말이여

그 처방약을 수차례 써 오던 중
헤프닝 한소절 들려드리겠슴다

시어머닌 아들 다섯을 두셨슴다
없는 살림 자식 키워내신 고생담이야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지만
세월은 흘러 어찌 그리 다행으로
하나 둘 셋 넷 다섯 며느리들이 이 가문에
입성 한 뒤로 보도 듣도 못한 물건들이 생기고
세상돌아가는--- 한마디로 유행하는 물건들에 대한
정보와 접촉이 빈번해졌단 말씀

예를 들어
머리전용 샴푸를 첨 써 보시고

"멋갓꼬 맹글엇는디 이러코롬 버끔(거품)이 보골보골 해갓꼬
지름끼가 쪼-옥 빠진다냐.
머릿질도 여간 보드라와진것 가튼디 시상 오래살고 볼일이여"

시어머닌 문명의 빛부심을 샴푸로 첨 겨끄신 뒤
차츰 맛을 들이시고

"요새 테레비보믄 선전하든만 머시 조타고...."

일단 그렇게 직간접 처방전을 내리신다

허면 며느리이기때문에
처방약을 써 드려야함다
골란 골란땜시로
이 집안 이 가문의 평화구축을 최대 목표로
(이왕이면 맘에 우러난 효심의발로 였노라고 햇으면 쓰는 이몸이나
읽고 있는 아컴 식구들이나 모도 다 흐믓할 것인디...)

암튼 여차저차 어느날은

"우짠 일인지 머리속에 짚검불이 앉은 것맨크로 껄쩍지근한것이,,,"

아이고 그 넘의 테레비에 뭐가 나왔길레...(로댕:생각하는 사람)

마침, 유행하던 바이오 베개를 사 드렷다
(굳이 환기시키자면 속이 빨대를 썰어만든 것 같은 )

"아그냐! 비개 잘 바덧따,
약 비개 자알 바덧따
마이신 껍떼기가꼬 맹근 것 인디 겁나게 조컷제
오매 오진그 낼 노인당가서 자랑 할란다
시상 오래 살고 볼 일이여, 시상......"


우짜든지 우리도 오래 살아서
이런 야그 한소절씩은 남기고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