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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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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을 그리며[그림아래에 글 있음]


BY 연정 2001-05-25

: 고향을 그리며[그림아래에 글 있음] 이 확트인 논과 밭을 보니 내 고향 어머니 품처럼 마음이 따뜻해 온다
나를 가슴에 안아줄것만 같은 모습

논두렁을 맨발로 걸으며 올챙이를 잡던 어설픈 시골아이..
. 검정고무신에 잡아넣은 올챙이도 논바닥에 주먹을 넣었다 빼면
우렁을 잘도 잡던 친구들을 따라
햇빛 부셔지게 내리쬐던 어느날....

이름모를 고기들이 논고랑에 노닐때
미꾸라지 한마리라도 발견할라치면 벌때처럼 달려들어
잡느라고 소란을 피우던 어린시절이
그 친구들은 어디 갔을까
지금은 어디매서 살고들 있나

매미소리 우렁차던 여름날
외갓집에 가면 논사이에 있는 원두막에 앉아
벼이삭 여물게 무섭도록 내리쬐던 여름볕을 피해 앉아있노라면
농약냄새가 바람결에 날려오던 시절

어느날인가
여름가믐이 심해 비탈진곳에 있던 우리 고추밭에
물이 말라서 고추모가 타들어 가는게 안타까워
농사도 모르던 엄마가 어쩌다 구입한 밭에다
아랫녁에 물을 퍼다 날르다가 더위를 먹었다

어린 나는 토하면서 쓰러진 엄마와 함깨
외갓집으로 돌아왔었지
외갓집은 이미 새로 얻어들인 할아버지의 첩인
새 할머니 자손들이 이미 다 차지하고 있던터라

우리 외할머니는 뒷골방으로 ?겨나고
그의 딸인 어머니와 손녀인 나는
눈치보면서 밥을 얻어먹으며 고추밭을 매었지
엄마는 그 눈칫밥이 맘에 걸리셨던게야..

그러나 그런 얄궂은 어린시절도
이런 논과 밭을 보면 왜 그리 아름다웁게만 내게 안겨오는지
금새 어린시절의 내 친구이자 엄마의 이복동생인 이모가 생각난다
지금은 남처럼 멀어져버린 이모지만 나와동갑이라는 이유로
그 눈칫밥을 다먹으면서 외갓집을 그리도 다녔었지
어린 난 그 어른들의 이해관계나 야릇한 관계완 상관없이
둘이는 그렇게 친했었어

여름날 하늘에서 쏟아질듯이 아름다운 별을보면서
모깃불 피워놓은 멍석에 누워
부채를 부쳐가면서 보낸 추억이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벌판을 볼때마다
잊혀진 얼굴들이 하나둘 다가온다

어쩌다 기차여행이나 할라치면
눈물이 날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가 언젠가 와본것 같은 고향의 모습이
스쳐가는 역마다 스며있어 정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