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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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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간 겨울 동화


BY 풀씨 2000-11-11

입동이 지났음을 메스컴은 발빠르게 전하면서

날씨가 더욱 쌀쌀해진 느낌이다

가을이 너무 짧아 채 가을마무리가 이루어지기도 전인

내 마음은 아직도 저 산비탈 어느 한곳에 머물고 있는데

내장산과 지리산 단풍은 행락객을 부른다는 소식

들도 들려온다

11월에 문턱은 가을과 겨울의 절묘한 어우러짐이

어느 한 쪽 치우치지 않아 조화롭다

겨울을 기다린것은 아니지만 계절은 계절답게 추워야하고

더워야한다

지구 온난화현상으로 결코 볼수없는 고드름,얼음,

눈, 부산에서는 귀한 자연현상들이다

올 겨울엔 푸근한 눈이 좀 내렸으면 하는 바램으로

미처 마무리 못한 가을을 여미면서 기원해 본다

막내에게 진짜 겨울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이벤트를

해 줄수 있는게 없을까?

도심속에서 어린시절을 마감하는 막내가 안스럽다

내게 아직도 남아있는 겨울철 동화를 막내에게도 갖게 해 주고 싶다

사라져가는 스케이트도 태워주고 싶고 자연으로 생긴

눈 더미에서 눈썰매를 타게 해 주고도 싶다

벼 그루터기 남은 곳에 서릿발도 밟게 하고 싶고

서릿발 소리가 서걱서걱 난다는것을 가르켜 주고싶다

눈이 쌓여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난다는 것도 느끼게 해 주고싶다

얼음위에서 구슬치기가 얼마나 재미나는지,얼음위에서

자치기는 또 얼마나 재미있으며,겨울하늘 까마귀떼는

얼마나 많은지, 고드름은 또 얼마나 시원한 얼음과자인지

모든것을 알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해 본 겨울 놀이의 일부라도 이 애가 가질수 있다면

좋으련만

난방좋은 거실에서 방학동안 내내 컴퓨터만 만질 내 막내

가 안쓰럽기만하다

겨울은 나름대로 멋진 계절인데 요즘은 보온성 뛰어난

옷으로 몸을 보호하면서 그저 움츠리고들 살아가니

메마른 계절이 더 삭막하다

아이들 함성이 사라진지 오래

골목은 언제나 터엉 빈채 야채상이나 과일상이 스피커로

종일토록 우렁우렁 방송만 해 댄다

겨울은 얼음이 깨지는 소리만큼 청량한 소리로만

내겐 남아있는데

우리 막내에겐 계절놀이가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