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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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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보고 놀란 가심 솥뚜껑 보고도 놀랜다?


BY 1song2(잠만보) 2001-04-04



1.
여느 일욜처럼 모?u탕에 갔다.
욜쒸미 때빼고 광낸 후,
탕밖에 나와선 남은 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리려고 할 때,
갑자기 황토방 뜨끈한 데서 물기닦고 말리며
쪼매라도 원적외선을 더 쬐고 싶네?
몸에 좋은 원적외선! ㅎㅎㅎ
중금속을 해독해주고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모?u 바구니 옆에 곧 바른다고 바디로숀을 꺼내 두고....
(저번 설날에 동생댁이 선물로 준 것. 아님 이렁 거 사나?
비싸기도 하지만 얼굴에 바를 것도 읍는데...헐~)

금방인데뭐...함서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면서 드갔다 나오니,
우잉? 바디로숀에 발이 달렸나? 금방 어디로 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아줌마! 여기 있던 바디로숀 못봤어요?"
"아! 그거요? 난 또 누가 놔두고 간줄 알고 챙겨놨는데...이거 비싼 거죠?"하면서
카운터 안쪽에서 꺼내 준다.

우...이...씨...
몸매도 안 따라주고, 아가씨일 때도 안바르던 거 한번 바르려고 했더니
것도 마음대로 안되네.
탕안 황토방에 잠깐 들어갔다 왔는데, 누가 흘리고 갔다니 말이 되냐?
그것도 목욕 바구니랑 많이 떨어져 있었다면 말도 안해요.
바구니 바로 옆에 있었는데...
바디로션이 그렇게 탐났나? 아님, 그렇게 비싼 걸로 보였나?
우선 보면 꼭 화장품같다. 바디로션같아 보이지 않고...그래도 글치.
이런 아줌마가 어떻게 탈의실 관리를 하노?
별 것 아니지만 기분이 굉장히 찝찝했다.

최근에 탈의실을 관리하는 아줌마가 바뀌었는데,
그 전 이뿌장한 아줌마가 좋았다. 가끔 담배를 피워서 그렇지.
담배를 피운 들 어때? 손님들한테 친절하면 그만이지.
이 동네 이사오고 나서부터 3년 넘게 줄곧 그 아줌마가 있어서 은근히 정이 든 모양이다.
새로 바뀐 아줌마는 키도 껑충하니 크고,
웬지 정이 안가는 인상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거다.
키는 멀대같이 뻘쭘하고 생긴 거는 꼭 부엉이눈 같이 해갖곤...

기분이 나빠져선 당장 주인한테 말해갖고
내보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그런가?
마음이 약해져선 기냥 참았다.
며칠지나서 모?u탕에 가니 탈의실에 부엉이 아줌마가 없었다.
은근히 껄끄럽고 못마땅했었는데 잘됐다.
자기 발로 나갔는지 주인이 내보냈는진 알 수 없지만...

2.
가야산 자락에 물좋다는 호텔 사우나에 모처럼 갔다.
너무 넓고 휑뎅그렁해서 좀 썰렁한 맛이 없지 않지만,
물좋은 맛에 가끔 가는 곳이다.
남편이랑 아이랑 남탕에 가고, 혼자 여탕으로 향했다.
그 날도 거의 마무리 작업을 할 무렵,
목이 타면서 갑자기 물이 먹고 싶어졌다.
탈의실에 나오니 물이 없었다.
공연한 헛걸음만 하고 들어갔더니,
이잉? 이건 또 모야?
금방 빗다가 세숫대야에 걸쳐놓은 커다란 분홍 도끼빗이 없는 거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폴짝 뛸 노릇이다.
대체 도끼빗에 발이 달렸나? 손이 달렸나?

너무 황당해서 옆에서 청소하고 있던 아줌마에게 짜증스런 말투로
"아줌마! 여기 있던 빗 못봤어요?"
"그거요? 누가 버린 줄 알고 밖에 갖다 놨어요."
뭐라고요? 버려요? 기가 막혀!
누가 멀쩡한 빗을 버린단 말인가?
버린다면 쓰레기통에 버리지. 세숫대야에 버리나?
별 것 아니지만, 한번 잃어버릴 뻔 했던 일이 있고 나서 자꾸 의심이 들자,
사람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정말 국산품도 가지가지라니까...'
혼자 궁시렁거리면서 탈의실에 나오니,
탈의실 커다란 거울 앞, 드라이기 옆에 분홍색 빗이 다른 빗들과 있었다.
잃어버릴 뻔 했던 분홍색 도끼빗은 주인을 찾았다.

그런데, 잉?
목욕 바구니에 있던 바디로숀이 또 어디갔지?
이 사람들이?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냐?
이젠 남의 바구니 안에 있는 것 까지?
찾아보고 없으면 알지?
나, 이 목욕탕에 다시는 안온다!
씩씩거리면서 목욕 바구니를 뒤지니,
휘떡 넘어져선 속에 꼭 쳐박혀 있네?
다른 소지품에 가려서 안보였던 거다.
ㅎㅎㅎㅎ
에구구...미안해라!
그럼 그렇지.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짜를 좋아해도 남의 물건을 손댈까?
그래도 기본 양심이 있지. ㅋ ㅑ ㅋ ㅑ ㅋ ㅑ
아줌니들!
잘 알지도 못하고 공연히 욕혀서 미안해용~
당신들도 별 것 아니지만,
자기 물건 한번 잃을 뻔 해봐요.
그 심정이 어떤가?

(잃어버리고 엉뚱한 사람 원망하지 말고 자기 물건 자기가 잘 챙깁시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