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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스<10>-폭설, 오고야 말았다!


BY eheng 2001-03-06


눈이 내린다.
오고 또 온다. 내린 데 또 내린다. 업친 데 겹쳐서 내린다.
여자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에 민감하다.
봄비는 아련한 물 안개 너머로 먼 그리움 떠올리며 수밀 우리 가슴에 이슬이 맺힌다. 우린 뭐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다구니던가! 메마른 가슴에도 추억이란 있는 것!
여름에 내리는 장마비는 축축한 곰팡이 냄새로 피어 올라 무심한 세월 반성케 한다. 쓸어내도 닦아내도 다시 피는 곰팡이처럼 처절한 세월 되돌아 보게 한다. 과거를 묻지 마라. 다친다.
가을비는 몸부림스 집에 있지 못하게 거리로 내모는구나. 거리거리 스러지는 낙엽을 짓밟으면 마음마저 짓이겨진다. 낙엽 하나 떨어지면 마음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구나.
겨울에 내리는 눈은 온갖 주접 꽝꽝 다 파묻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처절한 여인의 눈물이 진저리 치며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
여자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에 동화하고 즉각 반응한다. 이런 여자의 속성을 여성 환경단체에서는 여성의 자연 친화적 속성이라고들 하더라. 전문용어로는 에코 페미니즘이라고도 한다.(오늘 또 학문 된다!)
힘있는 인간이 그것을 저항할 수 없는 자연을 무력으로 파괴하는 방식이 남성이 상대적인 약자인 여성을 착취하고 이용하는 방식과 같다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원리처럼.
세력을 가진 자가 약자에 대해 행사하는 무모하고 파괴적인 힘들... 그것이 자연이 인간의 문명을 위해 파괴 당하는 방식과 똑같다는 것이다.
아무 대가 없이 사랑하고(사회 구성원 형성), 목적 없이 애 낳아(사회 구성원의 재생산), 젖 물려 키우고(사회 구성원의 성장) 등골이 빠지고 허리가 휘도록 가르쳐(사회 구성원의 재교육) 주느라 남은 건 자기 살 파 먹인 빈 껍데기 같은 우렁쉥이다. 교미하고 잡아 먹히는 사마귀며, 알 까고 죽는 연어 같다.
그렇듯 살다 보니 얼굴엔 실 지렁이 기어 다닌 잔주름 뿐이며, 바캉스 한 번 제대로 못 갔는데도 얼굴엔 온통 거무튀튀 검버섯이요, 바늘 구멍 뿐이다. 처녀적 섬섬옥수 간데 없이 두꺼비 등짝 같이 옴두더기며, 눈 밑의 어둔 그늘 500와트 백열등으로도 안 가려지며, 얼음물은 고사하고 사과 한 입 먹을라치면 오만 인상 다 쓴다. 몸은 어떤가? 그대로 왕창 내려 앉았다. 물찬 제비 같은 그 몸매 어데 가고 무너진 사지 육신 갈수록 팅팅 붓는다. 수밀도 같던 탱탱한 가슴, 젖 먹여 키우느라 말라 비틀어지거나 물 빠진 풍선 꼴로 메달려 대롱거린다. 짝골 쑤셔 아침부터 아스피린 먹고, 점심으로 먹은 라면 발에 체해 멕소롱 먹으며, 오후 되면 정신 혼미하여 박카스 물 마시듯 벌컥벌컥 들이킨다. 애들하고 씨름하고 나면 저녁엔 필시 근육통에 타박상이라 어깨에 등짝에 파스로 도배한다. 쇄골뼈, 골반뼈, 꼬리뼈... 멀쩡한 데가 없다. 파스냄새 진동하여 남편들 밤에 옆으로 절대 안 온다. 기운 나면 40킬로 쌀 반 가마 혼자 번쩍번쩍 이고 지고 다니지만, 기분 나면 열자 장롱도 이리저리 옮기지만 삐끗삐끗 시큰시큰 쑤시고 저리는 허리에 밤잠 못 이루는 밤 셀 수가 없다. 발은 넙적하게 퍼져 유행하는 뾰쪽 구두는 엄두도 못내고 할머니들 신는 컴포터블 슈즈 넘본다. 무좀과 습진이 번갈아 오고 각질까지 끈질기다. 목욕탕에 가서 둬 시간 불려서 칼로 깎아내고 돌로 문질러도 그 때 뿐이라, 온 이불 다 뜯는다. 하지만 때론 강력한 무기도 된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와 겁도 없이 뎀비는 남편, 발뒤꿈치 들이대면 골방으로 줄행랑이다.

가슴에 실리콘(요즘은 식염수 팩이라지.) 넣겠다고 성형외과 계단 팥 항아리 새앙쥐 들락거리는 몸부림스 욕할 일 아니며, 잔주름 펴겠다고 보톡스 주사 맞는 몸부림스 뒷구녕에서 흉볼 일 아니다. 찝어 꿰맨 쌍꺼풀 내려 앉아 쳐지고, 올려 세운 콧대 한겨울 시퍼러둥둥 찐한 화장발로 못 가리며, 붙이고 집어 넣은 이빨 풍치 되어 다시 튕겨 나온다. 먼지털이개처럼 부숭숭한 머릿결, 마요네즈 한 병을 다 발라도 그대로라. 얼룩덜룩 물들여서 엉킨 맘 푼다. 눈썹에 문신 세기는 일, 동네 미용실에서 낮잠자며 다반사로 하는 일이며 잡티 지운다고 얼굴 한 꺼풀 홀랑 벗기는 일, 애들 싸질러 낳은 우리에겐 아무 일도 아니다.
맷돌로 어깨를 짓눌리고, 허리가 욱신거리며, 온 몸이 절절 쑤시면,
오늘 내일 꼭 비가 온다, 눈이 내린다.
32년 만의 폭설, 그 진의를 아는가!
여인의 한이 쌓이다 쌓이다 못해 폭발하여 내린 것이다. 진정 그것을 아는가?
여자는 먼저 안다. 온 몸으로 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이다.
이런 여자들에게 대항할 자 누군가!
우리를 이용하려 하지 말라. 하늘이 노여워한다.
우리 몸부림스 진짜 열불 나면, 천불 나면 복제 인간 돌리 만든다. 여성의 체세포와 난자를 합성하면(맞는가?) 우리끼리도 재생산된다. 까불지 말라. 더 이상 여자를 대가 없이 주는 희생양으로 보지 말라. .
모든 인간들은(여성을 억압하는 모든 어둠의 세력) 자연(몸부림스) 앞에서 이제 겸허히 자신을 반성해야(몸부림치는 걸 우습게 안 것) 한다. 가슴을 열고 대화를(같이 몸부림치기) 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자력갱생의 길이요, 인류 구원의 메시지인 것이다.
우리는 제4의 물결이요, 제6원소다.
몸부림스들이여!
이제 인류를 구원하는 산소 같은 여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