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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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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하나님께 한 나의 고백(우리남편이 쓴 글 ) (3) 끝.


BY 우렁이아줌마 2001-02-12

점심식사 후엔 또 어김없이
바쁜 일과에 몰두하고...

모두가 일을 위한 로보트 같이 느껴지곤 합니다.
하긴 요즘 선진국에선 일부회사에서
로보트를 근로자로 채용하여 쓰고있다는
보도도 있고 보면, 일에 관한 한,
사람인들 로보트에 지나지 않다는
긍정을 아니할 수도 없겠군요.

때로는 일손을 멈추고
동료들과 이런 저런 생활얘기나
우스겟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그시간이 그래도 인간적인, 그리고
훈훈한 인정을 느끼는 때 인것 같습니다.

아버지 저희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사
인간성이 송두리째 상실되는 위기에서 건지소서.
사랑이 제일 부족하고,
그런만큼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이
사랑입니다.

퇴근 시간이 되자 하루 내 쌓인 긴장이
봇물 터지듯 일시에 풀려 집으로 돌아갈
기운조차 생기지 않더군요.
그러나 저는 고삐에 매인 소처럼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거리에 연한 상가의 진열대 속에서
각기 여러 모양의 색과 빛을 내고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만일 내게 여유있는 돈이 있다면
저건 안해에게 사주고, 저건 내가 사 가지고...' 하는
욕구를 느낄때마다
반면에,

돈이란 돌고 도는 거라든데 그놈의 돈이
나만 쏙 빼놓고 도는 것 같은 억울함과
괘씸한(?) 생각이 치밀더군요.

아버지 용서하옵소서.
저는 참으로 염치없고 욕심많은 소인배인가 봅니다.

사람의 幸, 不幸이 사람의 마음에서
정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물질에 현혹되다니...

퇴근 버스에선 다행이 빈좌석이 있었기로,
피곤도하여 내내 졸면서 왔습니다.
집앞에 거의 다가오면서 안해가 화사하게 웃으며
반기는 모습을 그리며, 남모르는 흐믓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과연
안해는 밝은 웃음으로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정말 제게 휴식을 주는 이는 안해뿐 입니다.
결혼전에 저는 안해에게 결코 퇴색하지 않는
사랑을 주겠노라고 약속했었지만
도리여 그것을 지키는 쪽은 저보다 안해 입니다.

안해라고 어찌 피곤치 않고, 생활에 지쳐 스트레스가
없지야 않겠지만,그모두를 스스로 자제하고
삭혀내는 그 지혜로움이여!
정말 고마운 안해입니다.

아침식사도 똑똑히 몇술 뜨지 못했으니 그정성어린
마음이 얼마나 다쳤을까 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한없이 미안해질 따름입니다.

오, 능력의 하나님 이시여,
내일아침엔 제발 제게 식욕을 주옵소서.

미안해서, 정말 미안해서, 저녁은 안해와 함께
마주앉아 내 밥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상을 물리고 안해와 저는 오늘 일어난 이런 저런
예기들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 하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
저희들을 축복하소서,
욕심없고 착하고 불쌍한 작은 부부인 저희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은 아버지 앞에서 언제나 부족한 부부올시다.
아버지께서 버리신다면 그누구도 우리부부를 구원할 수
없사오니 저희의 모든 일을 아버지께 부탁하나이다.

오늘밤 저희에게 단꿈을 허락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