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네아이들과 우리집 애들을 몰고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엘 놀러갔었어요.
입장료는 비씨카드사에서 보내준 할인쿠폰으로 남들보다 저렴하게 들어갈 수 있었구요. 주부들은 그런 할인쿠폰 하나두 버리지 않고 잘 모았다가 요긴하게 활용하잖아요?
친하게 지내는 이웃집 아이들은 마치 저를 친엄마처럼 생각해 주어 잘 따르니 얼마나 좋은지요.
(아줌마, 난 아줌마들 중에 아줌마가 젤 좋더라..)
(그래, 너 이담에 어른되고 결혼하고 애기낳고 살면 아줌마 니네 집에 꼬옥 초대해 줘야 해. 알았지? 자, 약속, 도장 꼬옥!!)
사실 서울 살아도 그런 곳을 자주 찾아가지는 못해요.
남산을 자주 가는 사람이 없듯이 말이죠.
서둘러 어드번체에 입장했어요.
우와~~~~
아이들은 요란하기 그지없는 놀이동산에 마음을 뺏기고 정신없이 기구들을 타러 돌아다녔죠.
바이킹을 타며 소리를 지르고,
그 유명한 자이로드롭은 구경만 했답니다.
(줄이 너무 길어서 도저히 오늘 안으론 해결이 날 것 같지 않았거든요)
아이들이 신나서 돌아다니는 동안 저는 광장에서 하는 러시아서커스단의 쇼를 구경했어요.
파란 눈에 요정같은 러시아 아가씨들의 몸은 엿가락처럼 죽죽 늘어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았지요.
남자분들은 침을 줄줄~~~
동생내외를 거기서 만났었는데, 몸이 불편했던 동생은 일찍 가서 쉬어야겠다며 일찌감치 돌아갔고 말벗두 없이 혼자서 아이들이 실컷 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머그컵에다가 사진을 찍고 기다리는 동안 마지막으로 후룸라이드라는
것을 타기로 했어요.
(머그컵에 얼굴 사진 찍는거 해마다 기념으로 해 오고 있거든요. 벌써 컵이 6개 모아졌답니다. 우리만 찍기 미안해서 다른 집 애들도 컵사진을 찍어주었지요.)
근데 갑자기 아이들이 은지가 없어졌다고 하는거예요.
"정말? 언제부터 없어?"
"여기에 같이 줄 서 있는 줄 알았는데 없어요.."
이런 곳에서 남의 집 귀한 딸래미를 잊어버리면 어떡해요?
평생~~~ 원망 들을텐데... 눈 앞이 잠시 캄캄했지만 이제 4학년으로 올라갈 아이이구 평상시 워낙 똑 소리가 나던 아이인지라 우리는 두 조로 나뉘어 아이를 찾아나섰어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길을 잃으면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두었었기 때문에 거기부터 찾아가 보았지요.
없었어요.
다시 되돌아 후룸라이드 타는 곳으로 가 보았지요.
없었어요.
핸드폰 번호를 적어서 나눠주었었기 때문에 곧 핸드폰이 오리라 생각하며 두리번두리번 은지를 찾고 있는데 아이들이 은지를 찾아 데리고 오는 모습이 보였어요.
"은지야!!!"
"은지야!!"
아이들이 달려나가 은지를 빙 둘러쌌지요.
은지는 울었었는지 눈가가 빨개져 있었어요.
"미안하다... 너 어디 있었어?"
안내도를 쳐다보고 있던 곳에서 그애만 거기에 두고 우리만 돌아서 왔었다네요.
은지는 외국인이 주었다며 빅3 티켓을 주었어요.
덕분에 저두 공짜로 아이들과 보트를 타며 비명을 함께 질렀지요.
시간은 벌써 7시가 넘었구....
"이젠 다리도 아파요" " 발목도 아파요."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밤새 놀고 싶다고 더 놀면 안되냐고 묻더군요.
하지만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자고 채근하며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모두들 곯아떨어져 쿨쿨 잠들어 있었지요.
자는 아이들 얼굴은 얼마나 예쁜지.
오랜만에 동심이 되어 함께 즐거울 수 있는 하루였어요.
같이 바이킹 타실래요?
즐거운 행복한 나날이 되소서.
(밤이 아니므로 녹차향기버전 '안녕히 주무세요'는 사용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