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
우선 신문에서 풀이 한 뜻을 옮겨 보자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직한계점을 일컫는 말이며
산악인들에겐 '지옥'이란 의미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산악인들에게 일명 '죽음의 산'으로 악명이 높은
K2(아마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라지?)로
일단 사람들을 몰아 넣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은
분명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에 대한 첨예한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이리라.
등반을 하다가 일가족(딸, 아들,아버지順으로)이
한 로프에 매달리게 되고, 세명의 무게를 견뎌낼 힘이
없다는걸 판단한 아버지는 위에 있는 아들에게 로프를
잘라 낼 것을 命한다.
"난 죽어도 좋다. 너희 둘만이라도 살아라" 하면서 말이다.
아들 피터(크리스 오도넬)는 갈등끝에 눈물을 머금고
로프에서 아버지를 끊어내고 삶을 쟁취(?)한다.
한 편 아버지,딸,아들의 順으로 로프에 매달렸다면
과연 아버지도 아들처럼 살아 남는 쪽을 선택했을까?
자기가 살려면 자식들을 로프에서 끊어내야 하는데...
아마도 아버지라면 두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죽음의 길을 동행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면서
지나친 나의 감상벽(感傷癖)을 통제해야만 했다.
그 일 이후로 아들은 산에서 멀어 지고
딸은(오빠를 만류하던) 계속 산악인으로 남는다.
하지만 기상이변(산은 만용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으로
여동생 애니 일행이 조난을 당하고 산을 멀리했던
오빠가 구조작업에 나서게 되며 지극한 남매애를 보여주며
관객을 감동과 재미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점입가경...
K2라는 공간도 숨이 막히는데 눈구덩이를 폭발시키기 위해
니트로글리세린까지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무모한 설정...
미치지 않고서야 어디 가능한 일인가?
과연 山은 누구를 허락하고, 누구를 거부하는가?
오직 神만이 아실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꿈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우리네 말초신경의 한계가 동시에 그들 영화의 한계점이
아닐까 싶은건, 괜한 기우였을까?
꼬랑지 :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죽기 전에 뭘 했느냐가 중요하다."
태어나는 모습은 다 같지만, 죽음을 맞는 모습은
다 달라서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