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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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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나의 무엇이 붙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BY 장미정 2001-01-12



살아가면서 젤 힘들땐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나의 엄마.....엄마는 3년 전에 재혼하셨다.
나보다 세살 많은 언니. 한살 많은 오빠.한살 어린 남동생이
있고, 노파가 계시고, 새 아버지가 계신다.
엄마는 포항에 사시고, 난 서울에서 혼자 뚝 떨어져
친정 식구 친척들과 자주 왕래를 못하며 산다.

누구에게 제일 서러운것이 아플때다.
난 요즘 조금 아프다.
살도 빠진다.
일주일전 병원에서 수술날을 받았다.
괜히 걱정할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신 마취를 해야하고,
큰 아픔이 있을거라는 두려움때문에 잠도 설친다.

멀리 있는 엄마에게 연락할까 말까 하다가
남편이 그래도 하란다.
내키지 않은 마음에 걸어본 전화......
2월 16일 이라는 날짜를 말하니,
아버지집안에 제사란다.
엄마는 어쩌냐고 조금 안타까워 하며 남편보구
회사쉬고 널 돌보면 안되냐고 한다.

순간 서러움이 닥쳐온다.
엄마의 처지를 모르는것도 아닌데......
왜.....갑자기 엄마께 서운할까...
언니가 임신을 해서 유산하구...혹 떼는 수술을 두번이나
하면서도 엄마는 병상을 지켰다.
새 아버지쪽에 누가 병원에 계시면....
심하다 할 정도로 엄마는 내가 직접 그 쪽으로 안부 전화를
해주기를 요청한다.
나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시댁을 챙기는 엄마....
아니 어쩔수없이 챙겨야만 하는 엄마.
엄마 마음이 더 오죽하랴.....

한번....아사풍에 걸려본 난....
병에 조금 신경쓰야 할듯 한단다....
그래서, 여러개 보험을 넣어 놓았더니,
남편은 보험료 타는것만 관심이 많다.
내가 입광고를 해서인지....더 기대를 한다.
서운하다.....내 병...결코 작은 병이지만,
내 몸 생각은 안하나 보다.....

나의 엄마..
나의 남편..
나의 가족..
이런 나의 무엇 테두리가 있었던 것이
안개 걷히듯 사라지는 듯한 느낌은 왜 일까.....

혼자 인듯한......
그냥 홀로서기에 강해야만 한 난....
너무 여태껏 강한 척만 했나보다....
쟤는 저렇게 냅둬도 지가 알아서 잘 하겠지..
안도 해버리는 듯한 시선들이 이젠 싫다.

친 아버지도 재혼을 하셨단다.
다들 제 각기 알아서 살아가는구나....
두 아버지. 두엄마.
난 그들에게 과연 무엇일까?

참......휭하니 혼자 서 있는 기분....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남편과 아이들은 저 멀리서 오라고 손짓만 하는것 같은데...

강한 척.....전혀 강하지 못하면서
강한척 했던 나날들이 정말 싫다.
난 보호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은데.......

나의 엄마......
내가 누운 병상에서 물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 줄 엄마의 손길이 그립다.
왜 이리 오늘 밤은 엄마가 그리울까......

별거 아닌것에 이렇게 쓸쓸한 밤이 되어버린다.
엄마........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