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어제야 보았습니다.
영화는 나이가 지긋한 한 남자가 국립묘지를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1944년으로 다시 거슬러 가서, 2차 대전당시 미군들이 프랑스의 전장에서 싸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무수히 많은 죽음 속에서 한 주검을 보여 주더군요.
등에 S.Ryan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라이언'네 네 아들은 모두 전장에 있습니다.
그 중 세 아들이 전장에서 죽었고, 같은 날 어머니는 세 아들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받습니다.
육군 사령부에선 마지막 생존자 J.Ryan을 전장에서 구출하여 그 가여운 어머니에게 귀환시키기 위하여 밀러 대위에게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명령을 내립니다.
밀러 대위가 톰 행크스입니다.
밀러 대위는 특공대 소속으로 용감하고 책임감 강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사람이지요.
밀러 대위는 일곱 명의 부하를 데리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떠납니다.
정확히 라이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들은 떠납니다.
밀러 대위는 두 사람의 부하를 잃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라이언 일병은 찾았으나, 라이언 일병은 전우들을 버리고 자신만 귀환하는 것을 거절합니다.
결국 밀러 대위와 그 부하들도 그 전투에 참가하여 같이 싸우다가, 밀러 대위는 죽습니다.
죽으면서 라이언 일병에게 말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가라고, 그리고 잘 살라고...'
그 J.Ryan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밀러 대위의 묘지를 찾은 것이 첫 장면이었습니다.
라이언이 밀러 대위에게 말합니다.
자신은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노라고...
대위님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노라고...
그리고 영화는 끝납니다.
전쟁터는 가장 비인간적 곳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정이 넘치는 곳입니다.
'전우애'는 그냥 말로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부하를 잃고 홀로 가슴아프게 울던 밀러 대위.
전우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오열하던 대원들.
모두가 아름다운 마음들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전투를 앞두고,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는 그 군인들은 그냥 보통의 아름다운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전쟁터 였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청년들은 살인자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장에는 명령만 있습니다.
사유가 필요없는 행위만 있는 곳이지요.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자신의 행위에 사유를 하지 않는 '근본악'만 있을 뿐입니다.
개인의 이념이 아니라 명령에 따라 살인도, 온갖 부도덕한 일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전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은 합법화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명령에 의해서 살인을 했다고 그 행위가 용서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드는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를 부르면서 죽어가는 웨이드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세상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한 사병을 구하기 위해 온 전장을 뒤지는 8명의 특공대를 보면서, 또 한 번 미국의 소영웅주의적인 발상을 보이긴 했지만 좋은 영화임엔 틀림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