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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딸을 키우며


BY rain 2000-10-16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딸을 키우며
나는 너무 힘이 들다.
그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모습을 생각만 하면서도
행복에 젖어하면서도 나는 너무 힘에 겨워 맥이 빠진다.
어젯밤의 일만 해도 딸아이는 급기야 나를 울게 만들었다.
며칠 전 먼 나라로 장기 출장 떠난 남편을 보내고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어젯밤 난 너무나 많이 흘렸다.
두 살 아래 남동생의 개구진 장난이 그 아이를 그토록
서럽게 만들었던 것일까? 사실 서운하게 생각될 순 있었겠지만
마치 세상이 끝난 듯 서럽게 우는 모습에 난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엄마의 위로도 회유도 또 협박도 소용없이
그저 제 생각과 상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흐느껴 우는
딸 아이는 베란다 쪽으로 나를 몰아 둥그런 달 보다가
그만 울게 만든 것이다.
나를 믿고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떠났을 남편에게
보란듯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당신 아내가 아이들 기 안 죽이고 당당하게 자알 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는 나의 그러한 작은 다짐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그 순간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딸아이를-하늘과 따을 수도 없이 오르내릴만큼의
감정과 정서를 가진- 아빠 없이 혼자 자알 키우기가 매우
힘이 들거라는 생각.
잘 모르겠다.
깜깜한 밤이 지나고 저렇게 밝은 낮이 찾아왔듯이
오늘은 딸아이와 자알 지내게 될 어떤 시간들이 있을지...
제발 그러기를, 꼭 그러기를
나는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