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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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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가 이쁘면 좋은가요?


BY 나의복숭 2000-10-13

오랫만에 반창회를 한다길레 내 처지가 별볼일없는 처지라
안갈려고 했는데....
하도 안오면 안된다고 전화가 와서 어쩔수 없이 참석을 했다.
남자들하고 달라서 여자들 반창회나 동창회는
참석하는 사람의 스타일이 안봐도 눈에 뻔하다.
남편 잘만나 여유롭고 풍족한 친구는
기가 펄펄 살아서 당연히 참석을 하고
전문직에 있는 친구는 당당하게 참석을 하고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친구는
갈까말까 망서리다 쭈삣거리며 참석하고
사는게 그저 그런 나같은 친구는 아예 안갈려고 빼다가
마지못해 끌려나오고... 대충 그림이 그렇다.

이름도 우스운 별난 매운탕인가 하는집였는데
리어카패션이라도 그런데로 차려입고 얼굴에 모처럼
뺑끼칠도 좀하고 그렇게 해서 들어갔드니....
엄마야 무시라.
다들 이영자같이 풍성한 몸매에 지껀동 뒷집꺼 빌렸는동
귀거리. 목걸이에 번쩍번쩍 반지까지 하나같이
눈이 부시다.
대충 옷차림을 ?터봐도 한눈에 앙드랜지 김봉남껀지
고급스러운데가 보이고...

아는얼굴 친했든 얼굴 만나서 반갑게 손잡고
인사부터 나누었는데...
여자들 이야기야 뻔하지 않는가.
남편 자랑에다 잘난애들 자랑에 사위본 애들도 많아서
사위까지 자랑들이 늘어졌다.
자랑할끼 없는 나는 애꿎은 메운탕이나 퍼묵으면서
실실 야설이나 하고 있는데 한구석에서 다소곳이
앉아있는 애가 눈에 띄였다.
알뜻말뜻였는데...날보고 쌩그시 웃는다.
"쟤 누구고? 저쪽 구석에서 내보고 웃는 파란옷"
옆에 친구에게 손짓까지 하면서 물었드니
"니 쟤 몰라? 옥주잖아"
"뭔 옥주?"
"옥주가 울반에 하나밖에 더 있나. 이옥주"
"뭐시라고? 이옥주? 진짜로?"
"그래"
"아이구 쟈가 와저래 이뻐졌는데?"
이옥주라는 애는 학교댕길때 지나 내나 원판이
무지 메주였든 애였다.
근데 지금은 내는 그대로 메주인데 그애는 메주가 아니었다.
아니 세상에 이럴수가?
(목요일날 TV 에 나도는 프로 제목이 아녀...)
"일본가서 싹 뜯어고쳤단다"
"뭐? 얼굴을 고쳤어?"
아이구 그래도 글치, 나하고 이렇게 차이가 날수가 있나.
근데 저잉간은 인제 지는 메주대열에서 벗어났다고 그러는지
아주 우아하게 폼 잡으면서 앉아있다.
성질급한 내가 먼저 쫓아갔다.
"니 진짜 옥주 맞나?"
"응. 도희지?"
"그래 난 도희 맞다만 니는 얼굴이 와그래 바뀌었노?
돈을 무지 많이 발라놨네"
"킥킥"
아이구 가만히 보니 주름살도 땡겨서 어디로 보냈는지
하나도 안보이고 지나내나 이미자처럼 튀어나온 입도
주먹으로 밀어넣었는지 들어가 있고
코도 들려서 비가오면 그쪽으로 빗물이 들어갈 정도로
들창코였는데 오뚝하고....
비러먹을 바뀐게 어디 한두가지라야지.
완전 배신감 느껴진다.

걍 옴마야 소리만 연발하다가 형사가 증인 심문하듯
공사견적서 내역을 물었드니 그 동그란 원판에 자그마치
1700만원이란 공사대금을 쏟아부었단다.
하이구
1700 만원이라...
내사 꿈도 몬꾸지만 주사1대 맞는것도 겁나서
바늘도 들어가기전에 '아야'소리부터 먼저 하는 겁보인지라
1차.2차 수술까지 했단 소리에 기가 팍 질렸다.
"아이구 야야. 기술이 좋긴좋다.니하고 내하고
인제 천지차이네"
그래서 또 부위별로 하나하나 묻다가 킥킥 웃다가...
"너그 남편이 허락하드나?"
"그럼. 마누라 이쁘지는데 좋아하지 뭐"
애구 천사같은 남편이네.
하긴 그렇키도 하겠다.
못생긴 마누라보담야 이쁜 마누라가 보기에도 낫겠지.
그런데 울집 남자는 악마인갑다.
그걸 죽어도 못본다.
양귀비 아니라 양귀비 할아비가 된다해도 걍 생긴데로
놀다가 가라는데....
언젠가 쌍거풀 있든눈이 나이드니까 쳐져서
'내 쌍거풀 수술할까' 캤드니 보따리 싸고 나가서
하란 사람인데....
"니 안아프드나? 야튼 간도 크다"
(간이 크면 죽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10살 이상은 젊어보였고 우쨌기나
옛얼굴은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예뻤다.
괜히 약오르고 속으로는 욕이 실실 나왔다.
"지나 내나 메주 처지에 서방 잘 만난뇬은
저리 돈들여 고치고...아이구 내 8짜야.
어디 집에 가거든 함보자"

남의 남편과 내 남편을 비교하지 말라고
어떤 똑똑한 뇬이 글?노.
이순간만큼은 그따위말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우째 비교를 안한단 말이고? CCCCC.....양반입에 욕나오네.
못생긴 얼굴이 저리 둔갑을 해 있는데 안부러운 인간있담
내손에 장을 찌지라.

근데 내가 누군가?
한 두어시간 지나고 나니 내 너스레에 모두 내 입만
쳐다보고 배를 똘똘 잡고 웃는다.
목 축이라고 콜라 부어주고 중간중간 맛있는거 입속에도
넣어주고 야단들이다.
하이구 그래 난 이맛에 살지 뭐.
이런 잉끼는 이쁜 얼굴로는 안되는기다.
나처럼 적당히 몬생긴 얼굴이라야 감칠맛이 있지
이쁜 얼굴로는 어렵다. (아닌가?)
쉴세없이 거울 쳐다보고 화장 고치는 여자들은 대부분
이쁜 여자들이다.
나같은 여자는 잇빨에 고추가루 낑겼나 한번 쓰윽~
치다보는걸로 끝이다. 히히
내가 헤어질때
"야들아. 나도 계 넣어서 담에 니들올때 옥주처럼 해올까?"
"아이구 야야. 말어라. 니는 있는 그대로가 더 좋다.
손볼때 없다"
히히 망할것들. 눈들은 있어가지고...메롱~

"근데 니들 옥주가 시방 애 맹글면 지금 옥주 닮았겠나?
옛날 옥주 닮았겠나?"
다시 낄낄....

근데 참 희안한 사실이 있었는데...
옛날에 공부 무쟈게 잘했든 애들은 하나같이 선생님이나
다른 전문직으로 고달프게 직장생활을 하는데
농띠치고 공부몬하고 말썽만 부리든 애들은 하나같이
사장 마누라되어 팔자 편하게 살고 있었다.

근데 난 뭐여?
공부는 공부데로 몬했는데 우째된판인지 요모양으로
입치레나 겨우 하면서 살고 있으니...흑흑.
울남편 출장가서 오기만 해봐라
옥주제품 선전 상세히 하고...
1700마넌이라는데 아이구 나는 단돈 마넌이라도
울궈내야지....
님들요 내가 이리 살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