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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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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이 나를 부른다


BY 반숙현 2000-06-01

올여름도 무덥다는 말을 TY에서 듣고 작년에 쓰고 깨끗이 닦아 다락에 모셔놓은 선풍기를 떠올리며 "아이고 올해도 에어콘하나 장만 못하고 선풍기 신세를 지겠구나 "하며 푸념을 늘어 놓았다. 남들은 에어콘바람에 더운 여름도 잊고 산다는데 우린 또 선풍기로 올 한여름을 지내야하나... 난 설렁 여유돈이 있어도 절대로 사지 않을거면서 괜히 짜증을 내 본다. 그래," 올여름도 너무더우면 애들 데리고 은행에 가서 시원한 물도 마시고 책도 보다가 눈치가 보이면 지하상가로 가야지". 거긴 눈치줄 사람도 없으니 두어시간 있다오면 되겠지.난 아직 오지도 않은 더위를 미리 걱정하면서, 이궁리 저궁리로 밤잠을 설친다. 나 자랄때만해도 요즘처럼 이렇게 덥지 않아던것 같다. 어릴적 나는 남산 밑자락 해방촌이라는 동네에 살았다. 그래서 자연히 남산이 나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때만해도 물이 흔하지 않은 시절이라 엄마는 이불호청이며 빨래들을 모았다가 아주 피서겸 남산으로 빨래를 가셨다. 엄니는 흐르는 물을 돌로 막아 가져온 참외랑 수박을 담겨 놓으시고...그때부터 우리 개구장이들은 멱을 감으며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신나게 놀다가 배가 고파지면 물속에 담가 시원해진 참외며 수박을 돌맹이로 부수어 먹었다.
한참 빨래를 하신 엄마도 우리가 망을 보는사이 멱을 감으시곤
바위에 걸터앉아 흐르는 물소리도 듣고 우리가 지절대며 웃는 소리랑 새소리랑.... . 보리수를 따 먹어 새빨개진 입을 한 우리는 엄마옆에 앉아서 한없이 행복했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옛날 생각이 왜 나는 걸까? 지금도 남산 그곳에는 물이 흐르고 새가 울고 그때 따먹던 보리수나무가 그자리에 있을까?
괜히 남산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은 울타리쳐저 들어갈수 없는 곳이 되었지만...
나의 남산은 지금도 나를 부른다.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