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대학동창모임에
들러리로 따라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역사에 연결된 서점에 함께 들렸다.
이유는
포토샵강좌에 관한 책을 한권 구입 할까 해서 였다.
며칠전 남편이 받아 놓은
포토샵 5.5를 활용하긴 해야 할텐데..
도대체가 신통한 강좌사이트를
찾아 낼 수가 없었다.
포토샵 강좌 안내가 있어서
기를 쓰고 가서 보면
맛배기로 조금만 보여주고는
궁금하면 내가 이러이러한 책을 출판 했으니
사서 보라는 식이거나
회원제 운영이니 가입을 하라는둥..
아니면 설명이 너무 난해해서
애시당초 배울 것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아는 분들은 아시리라.
그 고충과 설움을...
이달 초
ADSL 초고속 전용선을 달게 된 후
20기가 짜리 하드까지 하다 더 달게 되자
마냥 신이 난 남편은
많은 자료들을 다운 받아 놓았다.
크랙의 왕..나는 남편을 이렇게 부른다.
크랙이 무슨 뜻인지 아는 분들은 또 아실테니
설명은 삼가하겠다.
그런데 포토샵5.5를 다운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리 들여다 보고 연구를 해봐도..
혹시나 하고 여러곳을 돌아 다녀 봐도
혼자서 공부하기엔 만만한 상대가 아니더라
이 말씀~
결국 책이라도 사서 보기로
의견 일치를 봤는데..
남편 왈~ "how pc 에서 보니까 7500원 하던데..
2만원돈이 넘네.."
"아..5.5는 최신버전이라 그런가 보다.."
몇장 들쳐보니 책 본다고 금방 배워 질 것 같지도
않았다.
"안되겠다..인터넷 조금 더 뒤져 보지 뭐~"
책 사 본다고 한꺼번에 배워지는 것도 아닐텐데"
그리고 새 버전 나오면 값이 내려 갈꺼야."
어쩐지 돈 주고 사 본다는 데 대해서
약간의 억울함(?)을 똑 같이 느낀 두사람..
미련없이 서점을 나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엇때문에 골머리 썩여가며
포토샵 공부를 하려 드느냐고 처음에
남편은 따져 물었다.
"홈페이지 그정도만 하면 됐어.
그거 배워서 돈이 나오니? 밥이 나오니?
머리칼만 더 허얘지지..
꼬박 이틀을 포토샵과 씨름 한 끝에
어설픈 작품 두개를 완성 시켰다.
하나는 남편 홈에 또 하나는 내 홈에 올려놓고 보니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물론 프로의 눈으로 보면
코웃음 칠 노릇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인터넷의 무한한 세계를.
그 끝없이 넓은 정보의 바다에서
노력하는 사람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거울을 보니 흰 머리카락이
확실히 좀 늘긴 늘은 것 같다.
이래서 무슨 공부든지 젊을 때 해야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