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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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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BY 매실 2011-07-18

고향을 등지고 가족들과 헤어져 머나먼 우리나라에 돈을 벌러 와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때로는 힘들고 외롭고 지칠 때가 있을 줄 짐작하기에

그들의 마음을 위로할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이지선씨의 간증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으로 또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누구나 잘 아는 주인공

그러나 그의 투병기를 그렇게 자세히는 알지 못했기에

40분이 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그렇게 극심한 고통과 인내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 중에 미용실에서 앞머리만 조금 짧게 잘라놔도

계속 잡아당기며 스트레스 받는 게 여자의 마음인데

하물며 자기가 사고난 이후 처음 자기 얼굴을 대면했을 때 어땠겠느냐고 했다.

지금도 화상흉터는 온 얼굴과 손을 덮고 있지만 그 때보다는 굉장히 많이 회복이 된 상태라고 한다.

 

나야말로 머리털 하나 가지고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던 게 불과 일주일 전 일이다.

그녀처럼 통증과 싸우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조금 흉한 헤어스타일을 보이는 것 뿐인데

내 호들갑이 부끄럽다.

 

수술을 하고나서 마약류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진통제에 의존해 살 때

얼마나 통증이 심한지 그 약효가 불과 3시간 밖에 안 갔는데

의료파업으로 하루에 진통제 주사를 잘 해야 세 번밖에 맞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나머지 시간은 오늘은 진통제를 언제 맞을 수 있을까? 그 생각에만 매어서 하루하루를

견뎠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도 하루에 한 가지씩 감사할 거리를 찾아냈다고 한다.

 

엄마 도움없이 혼자 처음으로 화장실에 갈 수 있어서 감사

혼자 환자복 단추를 꿸 수 있어서 감사

 

우리는 늘 당연하게 해내는 일들이 그녀에겐 목숨을 건 사투와도 같았으니...

 

소녀시대 동영상을 보여줄 때완 확연히 다르게(이땐 마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듯하다ㅎ)

지루하고 재미없으니 한쪽에서는 저희끼리 떠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말을 한 마디라도 더 알아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살다가 때로 힘들고 지칠 때 이 사람을 떠올리면서 감사하고 살자고

아프지 않고 이만큼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감사할 거리가 넘친다'고

멘트를 하면서 가슴이 좀 찔렸다.

 

좀 못 생기면 어떤가? 키가 좀 작으면 어떤가?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내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건강을 가졌는데...